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김준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만으로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유동성 공급이 시장 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6일 서울대 경제학부가 주최한 '통화정책과 구조개혁' 특강에서 "금리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배경에 대해 "금리 0.25%p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금리 인하 신호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는 철학이 있다"고 말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든다고 달러 스테이블코인 침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먼저 발행하면 '스테이블코인 G2(주요 2개국)'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공포마케팅"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0.9%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위기 상황이라기보다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결과"라며 "재정·금융정책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것만으로는 구조가 개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재정은 미래에 거둘 세금을 미리 사용하는 것과 같고, 경기가 어려울 때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경기 조정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큰 틀은 바꿀 수 없다"며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채무비율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기에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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