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은 표심의 열쇠”···美·中 합의 속 젊은 층 공략 본격화
알고리즘 이전 불투명 속 엔비디아 압박 맞불 카드까지 등장

2019년 일본서 만난 트럼프와 시진핑.                                                  / 사진=연합뉴스
2019년 일본서 만난 트럼프와 시진핑.                                                  /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통제 구조 전환에 합의했다. 틱톡 사용 금지 시한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진 합의라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중 무역협상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추천 알고리즘 이전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틱톡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양국이 틱톡과 관련한 틀에 합의했다”며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정상 간 통화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합의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미국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중국 정부는 알고리즘을 지식재산권으로 간주해 수출 통제 품목에 포함시켰으나 제한적 라이선스 제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틱톡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도 미국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를 고려하고 있으나 중국은 언론 노출이 적은 베이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문제에 강하게 집착하는 이유는 정치적 계산과 무관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디맨드세이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틱톡 월간활성이용자는 1억3579만명에 이른다. 전체 사용자의 67%가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층이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약 1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젊은 세대 표심을 움직이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뉴욕대 아부다비캠퍼스 연구팀의 실험에서 대선 기간 틱톡 추천 알고리즘이 공화당 성향 콘텐츠를 더 자주 노출한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틱톡 금지법’을 통해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압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법 시행을 유예했다. 다만 젊은 층의 표심을 확인한 이후 입장을 번복해 법안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젊은이들이 지켜내고 싶어 하던 기업과 합의했다”고 언급하며 정치적 의미를 드러냈다.

틱톡 지분 인수 후보로는 오라클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인수 가능성 질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에게도 인수를 희망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은 미중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 분야를 견제 카드로 꺼내 들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엔비디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예비 판정을 내리고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가 2020년 70억달러에 이스라엘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한 건과 관련돼 있다. 미국이 틱톡 문제를 압박 카드로 사용하자 중국이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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