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 발표
인텔과 AI 칩 공동 개발 추진하나 파운드리 계약은 제외
이번 협력으로 인텔 주가 급등·AMD 시장 경쟁력 약화 전망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 달러(한화 약 6조9320억원)를 투자하고 PC 및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칩을 공동 개발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협력 계약에는 인텔이 엔비디아 칩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매입하며, 인텔 주식 4% 이상을 확보해 주요 주주가 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 가격은 전날 인텔 종가보다는 낮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인텔 보통주를 인수할 때 지불한 금액보다 높다.
인텔은 차세대 PC 칩에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을 도입해 AMD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인텔의 프로세서를 활용하기로 했다. 엔비디아가 AI 칩을 대규모 클러스터로 운영하는 데 있어 중앙처리장치(CPU)가 필요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번 투자에 따라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성공에 필요한 대형 고객 확보에 대한 기대가 불확실해졌다. 엔비디아는 현재 인텔에 칩 생산 위탁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한편, 엔비디아의 기존 주요 생산 파트너인 대만 TSMC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인텔 쪽으로 고객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AMD는 인텔과 엔비디아 협력으로 인해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일 전망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번 협력을 두 회사의 주요 플랫폼이 결합하는 역사적 협력으로 평가하며, 생태계 확장과 차세대 컴퓨팅 기반 마련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CEO 립부 탄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며, x86 아키텍처의 혁신을 지속해 미래 워크로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컴퓨터 산업 내 권력 구도 변화를 시사한다. 과거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던 인텔이 엔비디아로부터 자금과 기술을 지원받는 상황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인텔은 변화에 선제 대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번 엔비디아의 지원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57억 달러를 지원받고,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엔비디아의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인텔 투자 소식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 두 회사 주가는 각각 상승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3.55% 올랐고, 인텔 주가는 28% 급등하며 32달러에 근접했다. 반면 AMD 주가는 약 2.7% 하락하며 장중 5% 이상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