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한미약품은 29일 파트너사 헬스호프파마(HHP, Health Hope Pharma)와 함께 길리어드사이언스와 경구 흡수 증진제 엔서퀴다(Encequidar)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총 3450만 달러(계약금250만 달러 포함)다. 이는 2011년 HHP와 체결한 4244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계약(한국 제외)에 이어 새롭게 이루어진 것이다.
30일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계약은 길리어드가 엔서퀴다를 바이러스학 분야의 제품 개발·생산·상용화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약품이 엔서퀴다 원천 기술의 개발사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 기술이전 계약금액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의 약물 전달 플랫폼 오라스커버리(Orascovery)에서 발굴된 핵심 물질이다. P-gp(P-glycoprotein) 억제제이다. 이를 통해, 경구 생체이용률이 낮아 정맥투여만 가능했던 항암제를 경구 투여 시 장내 흡수를 촉진하여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있다.
오라스커버리 기반 파이프라인인 오락솔(Oraxol, 경구용 파클리탁셀)은 전이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2025년 6월부터 HHP가 미국·홍콩·뉴질랜드에서 임상 3상을진행하고 있다. 이는 2021년 3월 FDA로부터 시판허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FDA는 오락솔 투여 시 정맥주사 대비 호중구 감소증 후유증 우려와 19주차 평가한 1차 평가 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의 편향 가능성, 그리고임상 환자의 89~90%가 히스패닉/라틴계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FDA는 미국 환자군을 대표할 수 있고,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임상을 권고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임상 재개까지 시간이 지연된 배경에는 파트너 변경이 있었다"며 "2023년 7월 기존 파트너였던 아테넥스가 파산하면서 권리가 홍콩 씨머(C-Mer)에 인수되었고, 이후 2025년 2분기 중 관계사인 HPP로 재변경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은 4년간 보류됐던 오락솔 임상의 재개와 길리어드와의 신규 기술이전 계약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엔서퀴다의 적용 범위가 항암제뿐 아니라 항바이러스제까지 확대되면서 로열티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