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급물살 타며 고위급 협상단 미국 방문 막판 절충 시도
3천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구성 놓고 양국 이견 해소 주목
APEC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방문과 무역협정 최종 타결 관심 집중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관련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협상단 수뇌부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무역 및 투자 협의를 진행하며 양국 간 교착 상태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양국 무역협상의 주요 대리인으로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자리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동행했다. 김 장관은 협상과 관련해 "잘 하겠다"고 간단히 답했다. 두 장관은 2주 전 뉴욕 회담에 이어 연이어 회동을 가지며 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특히 김용범 실장은 입국 직후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첫 일정으로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약 50분간 면담을 갖고 조선업 분야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이 자리에는 여한구 본부장도 참석했다.
김 장관은 면담 후 "마스가에 대해 여러 가지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한국과 미국 양국이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 내 조선산업 부흥을 목표로 하는 '마가'(MAGA)에 ‘조선’(Shipbuilding)을 결합한 개념이다.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반영된 협력 사업이다.
한편, 김용범 실장은 OMB 방문과 관련해 "OMB가 조선업 프로젝트에 중요한 부처"라며 이번 면담을 통해 협력의 의미를 공유하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다만 OMB는 협상 당사 부처가 아니라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청취하는 자리임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구윤철 기획재정부 부총리는 전날 미국에 도착해 재무장관과 면담을 가지며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에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이날 IMF 본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3500억 달러 전액 선불 투자는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 측 실무 장관들이 이해하지만,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상황을 계기로 무역협정 최종 타결이 이루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