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대미 수출 관세 25% 유지 시 현대차 연 8조원 부담
관세율 인하 무산 시 현대차 영업이익률 3.4%P 큰 폭 하락 예상
내년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 우려, 조속한 관세 인하 필요 제기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비용이 8조4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속한 관세율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 유럽연합(EU)과 일본은 15%로 적용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토요타(6조2000억 원), GM(7조 원), 폭스바겐(4조6000억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현재 9.7%에서 6.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하락 폭도 토요타(1.6%포인트), GM(3.0%포인트), 폭스바겐(1.2%포인트) 대비 크다.
GM의 관세 비용과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각각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높았는데, 이는 대미 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지난해 약 42만 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한편, 한국이 일본·EU와 동일한 15%의 대미 관세율을 적용받는 경우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5조3000억 원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은 7.5%로 상승할 전망이다.
만약 지난 7월 미국과 합의한 관세 인하 방안이 무산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관세 비용이 3조1000억 원 증가하는 셈이다. GM도 관세율 인하 시 비용이 5조1000억 원으로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적 융통성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관세 부담 대응이 가능하지만, 경쟁사들이 낮은 관세율을 기반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적극 펼칠 경우 미국 내 경쟁 구도가 변동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관세율 인하가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자동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와 같은 현상이 줄어들면 전체 판매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주요 시장의 판매 실적 저하로 인센티브 지급액이 확대될 경우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