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일본 총리, "한국은 중요한 이웃"···관계 악화 우려 의식했나

| 스마트에프엔 = 주서영 기자 |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21일 "한국은 일본에 중요한 이웃이자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파트너"라며 "일한 관계의 중요성은 지금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후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밤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데 한일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권 간에 구축한 일한 관계의 기반 위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도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정부 간 확실한 의사소통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일미한 3국은 북한 대응 측면에서 안보와 경제안보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관점에서도 (협력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한일관계가 악화될 우려에 대해선 "여러 우려가 있는 듯하다"며 "한국 김을 매우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도 쓰고 있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각국 정상과 만날 귀중한 기회"로 평가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유지·강화하는 중요성을 호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지속하고, 영토·역사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며 협력 의지를 강조하고 우려를 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일미 관계를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미 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기축"이라며 "양국 간 현안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중동, 유럽, 우크라이나 등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의식한 듯 "일본이 방위력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국내 정책 방향에 대해선 내각을 "결단과 전진의 내각"으로 표현하고 "강한 일본 경제를 만들어 외교·안보에서 국익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방위력 강화 지침을 담은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 검토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방재청(재난 담당 조직) 설립 구상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