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신경영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사진=연합뉴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신경영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고인의 5주기를 맞아, 생전 철학을 바탕으로 이재용 회장 등 유족이 실행한 대규모 미술품 기증과 의료 공헌 등 'KH 유산'의 사회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가족이 참석할 계획이다. 또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도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린다.

이재용 회장과 관계사 사장단은 추도식 후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故 이건희 선대회장을 추모할 예정이다.

고인의 5주기를 계기로 유족들이 2021년 실천한 사회 환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유족들은 12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상속 재산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2만3000여 점의 미술품과 1조원의 의료 공헌 기금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2만3000여 점의 기증은 국내 최대 규모다. 한국 미술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지정문화재가 포함된 고미술품 2만 1600여 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 '황소' 등 근대작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전국 각지 미술관에 기증됐다.

2021년부터 전국 주요 박물관·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은 총 35회에 걸쳐 3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했다. 이 흥행에 힘입어 국립중앙박물관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박물관 'TOP 5'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시카고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 순회전도 앞두고 있다. 이는 박수근, 이중섭 등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며 문화유산 보존을 강조했던 고인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유족들이 기부한 1조원의 의료 공헌 기금도 우리 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먼저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 및 연구를 위해 3000억원이 기부됐다. 2030년까지 10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을 통해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환아 2만2462명이 지원을 받았다. 특히 병명조차 알기 힘든 '진단 방랑'을 겪던 희귀질환 환아 1만 명 가까이가 진단을 받고 치료법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명예관장이 직접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찾아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나머지 7000억원은 감염병 극복 인프라 구축에 투입됐다. 이 중 5000억원은 2028년 완공 목표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2000억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시설 구축과 백신·치료제 개발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KH 유산'은 우리 사회에 '기부 선순환'을 일으키는 마중물이 되었다는 평가다. 유족들의 기부 이후 BTS 정국(10억원), 가수 이승기(20억원) 등이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 의사를 밝혔으며, 삼성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에 동참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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