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CET1 비율 12~13%
환율 급등, 대응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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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에프엔 = 전근홍 기자 | 4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달러 강세로 환율이 1460원대에 진입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게 된다. RWA 평가액이 늘어나는 것이다. CET1 비율의 산식을 감안하면 RWA가 늘어날 경우 비율 자체가 악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말에도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장에 왜곡된 시그널을 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고 환율이 상승으로 환차손이 커지면서 RWA가 증가해 CET1 비율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67.5원까지 치솟으며 1470원선을 위협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72.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주(11월 3~7일)에만 주간 종가 기준 28.1원 상승했을 정도로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 원인은 이는 40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상황에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단기 자금시장 경색이 달러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해 이른바 안전자산 선호 현상 맞물려 벌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금융지주사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CET1은 총자본 중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보통주를 통해 조달한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실질적으로 손실흡수가 가능한 자본들의 합이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CET1을 RWA로 나눠 구하며, 높을수록 해당 금융사의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환율 상승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환차손을 키우고, 이는 RWA 증가로 이어져 CET1비율을 낮춘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 비율이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금융사가 조 단위의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수 천억원의 자본이 증발하는 셈이다.

각 사 공시한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의 CET1 비율은 KB금융 13.83%, 신한금융 13.56%, 하나금융 13.30%, 우리금융 12.92%로 집계됐다.

달러 강세, 생산적 금융 확대 ‘발목’

달러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RWA가 증가할 수 있고, 연장선상에 CET1 비율이 하락하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등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사대상 금융지주는 최근 향후 5년간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생산적 금융의 기반이 되는 기업대출이나 벤처캐피털 등 모험자본 공급을 신용 위험 때문에 위험가중치가 높게 평가된다. RWA가 확대될 수 있는데, 환율 상승으로 이미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추가로 위험도가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밸류업이나 생산 혹은 포용적 금융이라는 정책에 대해 발 맞춰 나가기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 금융시장 안정화가 우선돼야 하는 부분에 대해 당국의 이해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선 현시점의 CET1 비율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배당여력도 준수한 상황이어서 리스크 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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