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 효율 우수하고 전력 사용량 줄여 HPC 분야 수요 증가
시장 규모 2032년 3조 이상 전망…시장 선점 경쟁 치열

8일 업계에 따르면 원유 수입시 달러로 결제하는 정유사들은 환차손 위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업계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환차손이 연간 1000억원 증가한다고 본다.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3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이미 1조4000억원을 넘겼을 정도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를 뺀 값을 말한다.
이에따라 정유업계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창구 다변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유업계는 액침냉각 시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은 2022년 3억3000만달러(약 48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21억달러(약 3조1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2040년 시장규모가 4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액침냉각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 분석 등의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액침 냉각기술은 효율적인 냉각 성능 향상 방법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로부터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의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아직 공인 제품 규격이 미흡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지표로 평가받는다.
에쓰오일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솔루션'을 내놨다. 고인화점 액침냉각유는 위험물 안전 규제가 엄격한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고 있다. 에쓰오일은 저인화점 제품부터 고인화점 제품까지 제품군을 구축, 데이터센터 열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GS칼텍스는 2023년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GS칼텍스는 전기차·배터리 기업과 협력해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액침냉각 시장이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난이도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진입장벽이 높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또 기존 공랭식 냉각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가져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유업계가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친환경적인 액체를 개발하고 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등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액침냉각은 에너지 소비를 절감해 탄소배출감축에 기여하고 전통적인 공랭 방식에 비해 냉각 비용을 95%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며 "이런 장점으로 정유업계의 시장 진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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