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수백대 드론·미사일 동원

美 바이든 "이스라엘 방어 지원할 것"
김성원 기자 2024-04-14 09:49:33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 공격에 들어갔다. 이번 공격에는 수십∼수백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팔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을 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된 중동 분쟁은 지금까지는 이-팔 분쟁에 국한됐었다.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등 최소 13명을 제거한지 12일만에 이뤄졌다.

이란의 이번 보복은 이슬람 율법의 키사스 원칙(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은 1979년 혁명으로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이스라엘을 향한 전면 공격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범죄 처벌을 위한 '진실의 약속 작전'으로 명명했다.

모하마드 레자 가라에시 아시타니 이란 국방장관은 "이란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에 영토나 영공을 개방할 수 있는 나라라면 우리의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 방송이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공격에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직접 대응하겠다"고 밝혀 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스라엘 항공당국은 이번 공습에 대응해 현지시간으로 14일 0시 30분부터 영공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이스라엘 동맹들은 일제히 이스라엘 지원을 약속했다.

인접국 이라크와 시리아, 요르단 등 상공에서는 미국과 영국 전투기가 이란이 쏜 드론 일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영공을 폐쇄했고, 이집트도 방공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철통같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맞서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당국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폭탄을 실은 드론 100기 이상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자국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무인기를 쐈다"며 "이스라엘 전투기와 함정들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IRGC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지와 진지를 향해 수십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 영토 내부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NBC 방송은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드론 400∼500여기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권 '저항의 축' 무장세력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이스라엘 접경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는 이란 공습에 맞춰 골란고원에 배치된 이스라엘 방공 진지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예멘 반군 후티도 이스라엘 방향으로 드론을 여러대 발사했다고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가 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이번 공격이 민간 혹은 종교 시설이 아닌 정부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중동 지역의 미군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ABC뉴스도 이스라엘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군사시설만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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