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퍼發 '낚시 마케팅'에 뭇매 맞는 버거킹

홍선혜 기자 2024-04-18 10:58:23
버거킹의 노이즈 마케팅이 연일 화재다. 40년 동안 시그니처 메뉴로서 버거킹의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와퍼 판매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와퍼 서비스를 종료하는 척하면서 리뉴얼로 재출시 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소비자들은 마케팅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은 예전부터 식음료업계 사이에서 많이 사용했던 수법이지만 이번에는 버거킹이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버거킹은 대표제품 와퍼를 14일까지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홈페이지에도 "와퍼 판매를 40년 만에 종료한다"며 "그동안 와퍼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공지했으며 매장 내부 광고판은 종료를 알리는 문구를 크게 띄어놓기도 했다. 

앞서 노이즈마케팅이란 소비자로 하여금 의도적으로 화재거리를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판매기법으로 주로 긍정적인 내용 보다는 자극적이고 좋지 않은 이슈로 구설수를 조성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와퍼판매 종료를 알린 버거킹이 뉴와퍼로 리뉴얼했다. / 사진=버거킹 


와퍼 판매 종료로 인해 믿지 못하는 이들과 아쉬워하는 사람들로 여론이 떠들썩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버거킹은 자사 홈페이지에 “와퍼 판매종료가 맞다”며 “와퍼 40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에 대해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하면서 사실 단종이 아닌 '리뉴얼'임을 암시했다.

버거킹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말장난으로 소비자를 기만한다”, “버거킹을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 등 소비자들의 분노 섞인 댓글들로 들끓었다.

이번 버거킹의 노이즈 마케팅 수법은 자극적인 문구로 여론 조성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지나친 무리수로 구설수에만 올랐을 뿐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타격만 입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와퍼 사건으로 인해 네티즌들로 하여금 버거킹과 롯데리아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교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위트 있고 센스 있는 마케팅인 반면, 버거킹은 여론몰이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롯데리아는 ‘폴더버거’ 출시를 위해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접습니다’ 라는 표현을 통해 소비자들은 신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게끔 힌트를 제시했다. 

결국 버거킹은 지난 15일 리뉴얼한 뉴와퍼를 출시했다. 버거킹은 새롭게 출시한 뉴 와퍼를 기존 대비 불 맛을 더하고 햄버거를 위 아래로 덮은 ‘글레이즈드 번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목을 끈 것에 비해 뉴 와퍼를 두고 소비자의 반응이 엇갈렸다. 불향이 나고 더 맛있어졌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짜도 너무 짜다”, “소금을 먹는 줄 알았다”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실제 리뉴얼한 와퍼의 나트륨 함량은 1125mg으로 기존 809mg보다 316mg이나 늘어났다. 다만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가격은 동결했다. 단품 가격은 7100원, 세트는 9100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측정했으며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21일까지는 40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번 와퍼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버거킹의 후유증이 꽤 오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노이즈 마케팅은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하게끔 촉진시키는 역할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그만큼 일반 광고 전략보다는 좀 더 공을 들여야 하고 여러 가지 사안도 검토해야 되는데 버거킹은 너무 섣부르게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교수는 도가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에 대해서도 일침했다. 

황 교수는 “특정 모델이나 제품이 단종 된다고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된다. 버거킹의 노이즈 마케팅은 소비자로 하여금 선을 넘은 것이라고 본다”며 “잘못된 정보 전달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이즈 마케팅은 지양해야한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경우 잘못된 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버거킹의 후유증은 꽤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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