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아마존 상승 속 애플·테슬라 하락

애플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여파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요 기술주가 반등하는 가운데 애플만은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아이폰 생산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고율 관세 부담이 애플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7% 하락한 181.46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74달러까지 떨어지며 180달러선이 무너졌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간신히 회복했다. 이는 지난 3일 9.2%, 4일 7.29% 급락한 데 이은 연속 하락으로 최근 3거래일간 17% 가까이 주가가 빠진 셈이다.
같은 날 인공지능(AI) 관련주인 엔비디아는 3.53%,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은 각각 2.49%, 2.28% 상승하는 등 반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0.55%), 테슬라(-2.56%)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 하락의 핵심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이다. 중국에는 34%, 인도와 베트남에도 각각 26%와 46%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들 국가는 애플의 주요 생산 기지로 전체 공급망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은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 및 조립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 시가총액은 하락세에 따라 2조7250억달러로 줄었고 2위 마이크로소프트(2조6600억달러)가 바짝 뒤쫓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전쟁은 애플에 완전한 재앙”이라며 “애플만큼 이번 관세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기술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 목표주가를 기존 325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브스는 “아이폰의 미국 생산을 확대한다고 해도 공급망 10%를 옮기는 데만 3년과 300억달러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1199달러인 아이폰 고가 모델이 30~40%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아이폰의 프리미엄 소비재 이미지는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인도 생산 아이폰 수입을 확대해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하려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