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식품업계가 가격을 줄인상 하고 있다. 6월 3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물가 상승 행렬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국 혼란기를 틈타 관련 업계가 제품 값을 올린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 전후는 정책 방향이 불확실해지는 시기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미래 비용 구조를 미리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 대선 이후 정책 변화가 예상되면, 식품업계는 향후 비용 상승을 선반영하기도 한다.
식품업계에 이러한 시기에 가격을 올린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 동안 기업들은 대선, 총선 등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인상 타이밍을 잡는 ‘관성적 습관’을 이어왔다.
일례로 박근혜 탄핵 후 정국 혼란기였던 2017년 조기 대선 직전 식품류 가격은 평년 상승 폭의 두 배인 7.5%까지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 말기 2022년 대선 전에도 2021년 하반기부터 주요 식품업체들은 도미노 가격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유업계부터 라면, 커피 등 가격이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로 상향조정 중이다.
이달 말부터 빙그레는 요플레·닥터캡슐 등 주요 발효유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인상률은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5.3%, 닥터캡슐 4.0%다. 소비자가는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 기준 3780원에서 398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이달 1일부터 흰 우유를 제외한 5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조정 품목에는 가공유(23개), 발효유(4개), 주스(3개), 치즈(18개), 버터(2개), 생크림 및 연유(4개)가 포함된다. 초코우유·딸기우유·커피우유 등 200ml 제품은 대형마트 기준 1060원에서 115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hy도 같은 날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20원에서 25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약 2년 7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라면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팔도는 지난달 14일부터 팔도비빔면(4.5%), 왕뚜껑(7.1%), 남자라면(6.4%)의 가격을 각각 올렸다. 음료 부문에서는 비락식혜 캔(238ml)이 1200원에서 1300원(8.3%), 1.5L 제품이 4500원에서 4700원(4.4%)으로 인상됐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및 스팸 제품, 동원F&B는 냉동만두 15종, SPC그룹 산하 파리바게뜨·던킨·삼립 등도 주요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뚜레쥬르, 롯데웰푸드,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오비맥주 등도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21일 아메리카노(HOT)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했으며, 투썸플레이스도 3월부터 58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스타벅스·할리스커피·폴바셋·파스쿠찌·더벤티·컴포즈커피 등 대부분 브랜드가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제품 가격을 줄이어 올라가며 이제 '저렴한 간편식'의 개념은 사라졌다.
식품업계 "대외 여건 악화로 어쩔 수 없어"
식품업계는 '원재료 및 유가·물류비 인상 등 대외 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더 이상 자체 흡수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올 1분기 경기침체 원자재 값 등으로 식품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들에 비해 국내 시장에 많이 의존했던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겪어 희비가 엇갈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타격을 받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식품업계는 원재료·인건비·에너지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환율과 국제 원재료 가격이 지속 상승하면서 업계 전체에 가격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식품업계 측은 '최근 일부 업체가 단행한 가격 인상은 정국 불안과 무관하며, 수년간 가격을 동결해 온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혼란한 틈을 타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거 운동 기간은 민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향후 정권을 잡는 측에서 해당 기업에 리스크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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