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7월 하루 41만배럴 추가 증산 논의
수요 둔화에 전통적 성수기에도 난항 전망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가 올해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수요 둔화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산업 정책 불확실성이 요인으로 꼽힌다. 정유업계는 2분기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유가가 하락하면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업계 불황을 반영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 중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원유 시설[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텍사스주의 한 원유 시설[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1분기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215억원,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GS칼텍스도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1161억원에 그쳤다.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유가 하락, 수요 둔화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 등이 꼽힌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을 뺀 값을 말하는데 정유사 수익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초 70달러 중반이던 두바이유가 현재 64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정제마진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날 기준 2.71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30.49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91.1% 급락했다. 정유업계에서는 보통 4~5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 구간으로 산정하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산업 부흥 정책과 맞물려 당분간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OPEC+의 증산 소식도 들려온다. OPEC+는 7월 하루 41만1000배럴 추가 증산 여부를 다음달에 논의할 예정이다. 추가 증산이 현실화되면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 정유사들은 재고평가 이익에서 손실을 보게 된다.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원유가가 비쌀 때 사들인 원료인 만큼 가동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경기가 호황이면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비용과 설비 운전 비용도 낮아지고 석유 수요도 늘어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 침체, R의 공포 등이 전망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문제는 2분기 실적 개선의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통상 2~3분기는 여행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다. 항공업계 수요도 증가한다.

그러나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을 기존 1일 103만 배럴에서 73만 배럴로 축소한 바 있다. 내년 전망치도 69만 배럴로 낮춰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증산으로 유가 변동이 심해지고 있지만 경제성 있는 원유 도입과 효율적 운영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치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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