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AI를 통한 경쟁력 내재화" 강조
롯데백화점, 빠른 의사결정 위해 AI시스템 도입
사내 업무 매뉴얼 AI 챗봇 연동···마케팅 콘텐츠도 생성형 AI 활용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지 말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혁신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
신년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분기점이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그의 기조는 유통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생성형 BI(Business Intelligence) 플랫폼 '스트래티지 원(Strategy One)'과 'BI 에이전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순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수준이 아니라, AI를 통해 의사결정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감에 의존하던 의사결정,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
업계서 고객 데이터 분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도화된 분석을 위해선 전문가의 개입이 필수였고 동시에 현장의 빠른 의사결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이 한계를 '생성형 AI 기반 BI 플랫폼'으로 돌파하려 한다.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된 'BI 에이전트'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스트래티지와 협업한 생성형 BI 플랫폼을 롯데백화점의 내부 고객 분석 시스템에 통합한 것이다. 대화형 AI를 통해 직관적으로 데이터를 탐색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석 결과는 단 몇 초 내 도출되며, 분석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기존보다 70%까지 단축된 사례도 있다.
내부 고객 데이터뿐 아니라 상권, 날씨, 유동인구 등 외부 데이터까지 통합하면서 분석의 깊이는 더 깊어졌다. 본사와 점포 마케터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복합 분석과 고객 관계 파악을 시도하면서, 실제 활용 빈도도 1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데이터 분석 문턱을 낮춘 결과, 현장의 AI 도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런 변화는 롯데백화점이 추진하는 '초개인화 전략'의 실현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고객 행동 패턴과 니즈를 정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브랜드 큐레이션, 콘텐츠 기획, 마케팅 전략까지 전부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현장으로 내려온 신동빈의 AI 철학
신 회장은 올해 공식 석상에서 'AI 내재화'를 강조하며, 그룹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돌파구로 지목해왔다. "AI는 업무 효율화의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혁신하는 수단"이라며 계열사 CEO들 사이에선 사실상 전략적 방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시지에 힘이 실렸고, 롯데백화점은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실무 적용까지 AI를 깊숙이 끌어들였다. 사내 업무 매뉴얼에 AI 챗봇을 연동하고 협업 툴에 챗GPT를 접목했으며 마케팅 콘텐츠 제작에도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주동 데이터플랫폼팀장은 "정제된 데이터와 AI가 결합되면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앞으로 비즈니스의 중심은 '경험'이 아니라 '분석된 데이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티장의 말은 신 회장이 반복해 온 "AI를 통한 경쟁력 내재화" 메시지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혁신하지 않으면 선도 지위를 잃는다"는 경고는 업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이 만든 변화는 AI가 기업 전략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AI는 선택 아닌 '생존 시작점'
롯데백화점의 행보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한 것을 넘어,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데이터 분석이,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활용 가능한 '직관적 도구'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신 회장의 AI 철학이 있다. 단순한 효율성 제고를 넘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혁신하려는 노력이 유통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실험의 무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