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첫 ‘전직 영부인 피의자 출석’···김건희 여사, 특검 조사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수사기관에 공식 소환돼 공개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다. 출입구 앞 포토라인에 서 취재진의 질문도 받을 예장이다.

김 여사 측에서는 유정화, 채명성, 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하며, 특검팀에서는 부장검사급 수사 인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민중기 특검과의 별도 면담이나 ‘티타임’은 예정돼 있지 않다.

앞서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 검찰 조사를 받은 사례는 있으나, 공개 출석 형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는 남편의 비자금 관련 수사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출석 사실은 귀가 이후에야 알려졌다. 2009년에는 권양숙 여사가 참고인으로 검찰에 소환됐지만, 역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번 특검 조사에서는 김 여사가 연루된 다수 의혹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핵심 사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벌어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자금을 댄 '전주'(錢主)로 관여한 혐의다. 해당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총 9명이 기소돼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문에는 김 여사의 명의 계좌 3개, 모친 최은순 씨 명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사용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김 여사는 2022년 재보선과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정황,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한 2022년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고가의 목걸이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혐의,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사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부토건 관련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 대상은 총 16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향후 수차례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여사 측은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