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 워싱턴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미 워싱턴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길에 동행 중인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의 '한미 무역협상이 29일까지 마무리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29일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에 한미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전체적인 틀은 이미 마련됐다”면서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출국 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언급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메시지다. 베선트 장관의 신중한 발언은 한국 정부에 이어 미국 측에서도 조기 타결 전망에 선을 긋는 분위기를 보여준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며 “(협상)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내 회견에서 조선업 분야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은 배를 원한다”며 “수많은 회사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건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는 사용 가능한 조선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 최대 조선 강국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 산업을 되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할 훌륭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이미 그렇게 했다”며 “지금은 미국 내 한국 투자를 어떻게 가장 잘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는 지난 7월 말 양국이 합의한 무역협상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한국은 조선업에만 15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이에 맞춰 미국은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는 투자금 집행 방식과 일정 등을 둘러싸고 양측이 세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 협상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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