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기술, 그리고 신뢰···SK의 체질 전환 시그널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SK그룹이 ‘새로운 SK’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서 드러난 핵심 키워드는 현장·기술·신뢰였다.
현장 경험이 있고, 기술(R&D)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고객 신뢰를 높이는 리더들이 전면에 섰다. 이번 인사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체질 개선, 그리고 SK식 혁신의 재구성이다.
SK그룹은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26년 사장단 인사를 확정했다. 총 11명의 사장 승진자와 1명의 부회장이 배출됐다. 이번 인사는 재무 구조 강화, 사업 체질 개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각 사의 현안을 ‘실행력으로 해결하라’는 신호다.

먼저 강동수 신임 SK 사장이다. 재무와 사업개발 양쪽을 두루 경험한 ‘현장형 CFO’로, SK의 사업 체질 강화와 재무 리빌딩을 주도할 예정이다. 장용호 대표 사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본 효율화를 진두지휘한다.

통신을 넘어 AI기업으로 변모 중인 SK텔레콤은 정재헌 신임 사장 체제로 전환한다. 그는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 출신으로, 투명 경영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AI-통신 융합 전략을 설계한다. 유영상 사장은 그룹 차원의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SK 전반의 AI 확산 전략을 총괄한다.

통신사업은 CIC(사내회사) 체제로 분리돼 한명진 SK스퀘어 대표가 통신CIC장을 맡는다. SKT는 'AI·데이터 중심 회사로의 대전환'을 목표로, 조직 구조를 혁신 중이다.

배터리·소재의 중심, SK온·SKC의 세대 교체도 이어졌다. SK온은 이용욱 SK실트론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소재·제조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배터리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체질을 구축할 임무를 맡았다.
SKC는 자회사 SK엔펄스를 이끌고 있는 김종우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반도체용 소재와 필름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 운영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집중한다.
가장 이색적인 인사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의 SK에코플랜트 사장 발탁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축적한 정밀 실행력과 품질 관리 DNA를 건설·플랜트 사업에 이식해, ‘기술 기반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부회장과 김영식 사장 투톱 체제로 새 도약에 나선다.

SK머티리얼즈의 송창록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첨단소재 CIC의 글로벌 확장을 이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이 전면에 섰다. 그는 LNG사업본부장 출신으로, 현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에너지솔루션 신성장 사업을 강화한다.

SK스퀘어는 글로벌 투자 전문가 김정규 신임 사장이 이끈다. 그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SK의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렬에 나선다. SK AX는 클라우드·ITS 컨설팅을 모두 경험한 김완종 CCO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AI 인프라,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의 교차점을 아는 ‘테크 실무형 CEO’다.

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사장으로 올라,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선봉에 선다. 그는 DRAM·NAND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 반도체 로드맵의 설계자다. SK실트론은 정광진 SK실트론CSS 대표, SK브로드밴드는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이 사장에 올랐다. 각자 기술·현장 기반 리더십으로 R&D 강화와 현장 중심 경영을 이끌 예정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큰 변화를 맞았다.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대내외 소통 및 ESG 전략을 총괄한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수펙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AI·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 시너지를 이끌 예정이다. 염성진 수펙스 사장은 조직 내 협업 구심점으로, '또 같이' 정신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현장에서 문제를 풀고, 기술로 성장하며, 신뢰로 연결되는 SK’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다. SK의 리더십은 더 이상 '관리자형'이 아니다. 공장에서, 연구실에서, 데이터센터에서 답을 찾는 '실행형' 리더십이 그룹의 새로운 표준이 될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재무 구조 개선, AI 전환이라는 세 개의 축 위에 세워진 이번 인사는, SK가 과거의 대기업에서 기술 기반 실행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SK텔레콤, 3분기 '해킹 보상'으로 영업익 91%↓···"5G 가입자 증가"
- SK이노베이션, 장용호 대표 내정···SK온·E&S 인사로 사업 시너지 강화
-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익 5735억원···석유 흑자전환에 실적 반등
- SK브로드밴드, ‘B 월드’∙‘B다이렉트샵’ UI/UX개편···어떻게 바뀌었나?
- 'SK AI 서밋'서 정재헌 SK텔레콤 CEO, 첫 공식 일정···"AI 인프라로 韓 글로벌 허브 만들겠다"
- SK이노베이션, 독서 인프라 취약 지역에 도서관 10곳 새로 열어
- SK이노베이션, 에이트린 재생 플라스틱 우산에 LCA 무상 지원
- SK온, 통합 후 첫 CEO 타운홀···"원팀으로 단단한 성장"
- [인사] SK텔레콤 신규 임원인사
- SK브로드밴드, 보안·점검 등 통합 ‘안심 서비스’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