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안정적 수율로 굳건한 1위···가격 인상으로 삼성에게 '기회'?
인텔, 패키징 기술 앞세워 2나노급 파운드리 시장 '도전'
삼성 파운드리 '정면 돌파', "2025년 연말까지 2나노 수율 70% 확보"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TSMC라는 압도적 강자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발빠르게 쫓아가는 가운데 몰락한 전통의 강자 인텔이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초기 실패로 압도적 1위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는 인텔이 첨단 패키징 기술을 무기로 맹렬히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 파운드리의 명운이 향후 1~2년에 달렸으며, '2나노 공정 수율'과 'AI 턴키 솔루션'이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의 성공 여부가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 파운드리, 수율 확보로 '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했다. 하지만 50%대에 머무는 낮은 초기 수율로 인해 대형 고객사들을 TSMC에 내줘야 했다. 반면 TSMC는 검증된 기존 핀펫(FinFET) 기술로 3나노에서 80% 이상의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며 시장을 독점했다.
삼성 파운드리의 3나노 실패는 2나노 경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 삼성의 2나노(SF2) 수율을 약 40% 수준으로 추정하며, 이는 60~65%대로 알려진 TSMC(N2)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최근에는 전통의 반도체 강자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부상하며 삼성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wccftech 등 여러 매체들은 인텔의 첨단 패키징 기술이 애플, 퀄컴 등 주요 팹리스(Fabless)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은 '얼마나 미세한 공정으로 웨이퍼를 생산하는가'에서 '개별 칩렛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해 완벽한 시스템을 구현하는가'로 확장됐다. 결국 2.5D나 3D 첨단 패키징 기술의 역량이 파운드리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의 후발주자지만,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기술을 축적해 온 강자이다. 인텔은 3D 다이 스태킹 기술 '포베로스(Foveros)'와 2.5D 패키징 기술 'EMIB'라는 두 가지 혁신 기술을 통해 자사의 18A 공정(1.8나노급)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정면 돌파', "2025년 연말까지 2나노 수율 70% 확보"
이에 삼성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2025년 연말까지 2나노 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며 TSMC를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23일 송재혁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나노 공정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며 “세계 파운드리 1위 탈환이 머지않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대형 고객사와의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165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AI6 칩 계약과 삼성전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 양산으로 적자를 줄이며 수율 개선을 노리게 된 것이다.
또한 TSMC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삼성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TSMC는 AI 붐에 힘입어 3나노 및 2나노 공정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고가 정책을 펴고 있다. 일각에서는 2나노 웨이퍼 가격이 이전 세대 대비 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가격 부담은 애플이나 엔비디아와 달리 가격 민감도가 높은 퀄컴, 미디어텍 등 팹리스 기업들에게 TSMC의 대안을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과거 삼성의 수율 문제로 TSMC를 택했으나, 현재는 삼성의 2나노 공정을 테스트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TSMC 대비 경쟁력 있는 단가를 제시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점유율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HBM 기술력 갖춘 종합 반도체 회사로 'AI 턴키' 솔루션 제공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은 'AI 턴키(Turnkey) 솔루션'이다. 삼성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첨단 로직 파운드리 ▲HBM(고대역폭 메모리) ▲첨단 패키징(I-Cube) 기술을 모두 내재화한 기업이다.
'AI 턴키'는 AI 칩 고객사가 설계도만 가져오면, HBM 조달부터 로직 칩 생산, 패키징까지 모든 공정을 삼성이 '원스톱'으로 일괄 제공하는 방식이다. HBM 기술력이 없는 TSMC와 인텔은 불가능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설계-생산 공동 최적화(Co-optimization)'에 있다. 현재 AI 칩의 성능 병목은 대부분 로직과 메모리 간의 데이터 이동에서 발생한다. 삼성의 턴키 모델은 칩 설계 단계부터 자사의 2나노 공정, HBM4 메모리, I-Cube 패키징 특성을 모두 고려해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는 각 부품을 별도 공급사(TSMC, SK하이닉스, ASE 등)로부터 조달해 조립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성능 및 전력 효율 향상을 가능케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말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는 2나노 1세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본격 양산과 함께, 미국·중국 주요 거래선의 HPC, 오토 수요 강세 제품과 메모리 제품 확대 판매 등으로 (파운드리)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가동률 개선과 원가 효율화 활동으로 실적의 추가 개선을 예상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말까지 2나노 수율 70% 목표를 달성해 3나노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장기적으로는 HBM과 파운드리를 결합한 'AI 턴키 솔루션' 전략을 통해 TSMC의 독점과 인텔의 추격을 동시에 따돌리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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