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집행 1위 키움증권
메리츠 증권, 1년 새 109% 급증

| 스마트에프엔 = 전근홍 기자 | 증권사들의 광고선전비가 1년 전보다 16% 늘면서 3100억원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신규 투자자 확보를 위한 비용 지출이 늘고 있는 것이다.
리테일 부문의 수익성 증가가 각 사별 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마케팅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 불확실성과 기술주 조정 여파 등으로 단기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서면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광고선전비는 총 312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686억원) 보다 16.4% 가량 늘어난 액수다.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쓴 증권사는 리테일 부문 1위로 꼽히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광고비로 551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2억원)보다 76.2% 증가한 액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496억원), 한국투자증권(326억원), 삼성증권(261억원), 신한투자증권(214억원), 하나증권(214억원), KB증권(185억원), NH투자증권(183억원) 순으로 비용 지출이 컸다.
광고선전비가 1년 전보다 100% 이상 증가한 곳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광고비 지출은 102억원으로 지난해(48억원)보다 109%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리테일과 WM(자산관리) 부문 강화를 본격화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개인들의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키움증권은 리테일 중심의 수익 구조가 확연히 드러났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으로 3598억원, 순이익으로 275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9%, 32% 증가한 규모다. 연결 기준으로는 순이익 3219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이익이 증가한 것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확대되고, 해외주식 평균 수수료율이 9.5bp(1bp=0.01%포인트)로 과거 수준을 회복하면서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이 큰 폭 늘었다. 키움증권의 3분기 주식 수수료 수익은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2억원)보다 45.6% 증가했다.
문제는 향후다. 증시 향방에 따라 투자 열기가 식을 수 있고, 과도한 광고선전비 지출은 실적 하락을 유발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최대 변수는 글로벌 경기와 금리, 환율 같은 대외 요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하지만 환율이 1400원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이면서 원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을 보이면, 연쇄작용으로 증시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시장 공략은 물론 디지털 시장에서의 고객 확대,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을 위해 업계 전반적으로 광고와 마케팅에 힘을 쏟는 추세”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제도 개편에 따른 증시 호재는 (장기적으로)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이 리테일과 자산관리(WM) 부문을 확장하려 들 것이기에 코스피 랠리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광고선전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