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진행중인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경영한 지난 8년간 자산 효율성까지 대폭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 당시 고가 매수 논란이 불거지자 부동산을 비롯한 유형자산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현재 부동산을 비롯한 유형자산을 기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버팀목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자산 가치가 기대한 만큼 받쳐줄지는 의문이다.

12일 유통업계 및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기준 홈플러스의 유형자산(유형자산+사용권 자산) 회전율은 0.96으로 1을 밑돈다.

유형자산은 통상 업체가 직접 보유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사용권 자산은 임차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뜻하며 유형자산 회전율은 매출액을 유형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유형자산 회전율을 통해 한 기업의 자산 대비 매출 창출력, 즉 자산의 효율성을 엿볼 수 있다. 다수의 점포 부동산을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홈플러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홈플러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유형자산 회전율이 1을 밑돈다는 의미는 자산의 규모나 중량감에 걸맞은 매출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동종 업계에 속한 이마트(별도 기준 1.97)의 절반에 불과해 유통업계 최하 수준이다.

MBK 인수 직후인 2016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 1.13이던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0.73으로 하락한 수 단 한 번도 1을 넘어기지 못했다.

업계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MBK의 경영 실패의 한 단면으로 분석한다. 더불어 MBK가 대규모 차입금을 갚기 위해 매출이 잘 나오던 우량 점포를 차례로 매각하면서 시장 대응력이 약화한 것도 요소 중 하나다.

MBK의 점포 폐업 또는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와 같은 자산 처분으로 홈플러스 유형자산은 2016회계연도 5조5천409억원에서 2023회계연도엔 4조3천507억원으로 21.5% 감소했고 사용권 자산은 그만큼 불어났다.

단기간에 임차료가 급증하면 현금 유출이 많아져 그만큼 재무에 부담이 되고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깎는 원인이 된다.

MBK는 지난해부터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려고 시도했으나 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매수 업체를를 찾지 못하고 있다.

MBK로부터 약 1조원 가격에 인수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진 알리익스프레스, 쿠팡, 농협, GS리테일 등 업체 중에서 일부는 자산 활용도가 낮아 인수 후 재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현시점에서 재평가하면 3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홈플러스에서는 2만명의 직영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10만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고 테넌트(입점업체)는 약 8000개에 이른다. 금융부채는 2조원에 달하며,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현재 추산 6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김병주 MBK 회장의 자산 가치는 97억달러(현재 환율로 약 14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 자산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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