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원인이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무능한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리면서 '먹튀 논란'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 했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차입금을 바탕으로 무리한 경영을 하면서 지금의 자금난을 불러왔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MBK는 지난 2015년 인수 후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을 받는 등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홈플러스 도산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도 개인과 법인 등의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다. 국민연금 또한 6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큰 손실이 예상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사진=MBK파트너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사진=MBK파트너스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3호 펀드에서 투자한 자금(공동투자자 자금과 우선주 7000억 원 포함)은 약 3조2000억원이다. 더불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기업어음 등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MBK의 경영방식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기업회생신청 3영업일 전인 2월 25일 홈플러스는 820억원의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BSTB는 홈플러스가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것으로 회사 측이 카드사에 지금 할 대금을 유동화를 통해 미리 지금하고 기일에는 이자를 포함해 상환해야 된다.

카드사들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대금을 회수했으나 신영증권을 통해 ABSTB를 산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금융채권의 투자 손실이 확정되면 시장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홈플러스의 외상매출채권은 3000억원,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3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홈플러스 [사진=스마트에프엔]
홈플러스 [사진=스마트에프엔]

MBK파트너스 '먹튀 논란' 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업은 ▲채무 상환 유예 ▲이자 부담 경감 ▲세금 감면 및 납부 유예 등의 혜택이 주워지지만 채권자들은 이자 감면이나 원금 일부 탕감 등의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일각에서는 MBK가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홈플러스의 단기신용등급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 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금에 대한 상환 책임은 회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지적한다.

홈플러스 사건 외에도 MBK가 인수한 기업이 경영악화까지 치 닫은 사례는 한 두 번이 아니다. 알짜자산을 매각하고 이자 부담을 피인수 기업에 전가하는 MBK의 경영방식은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네파와 모던하우스, 영화엔지니어링 등에도 적용됐다.

특히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 네파의 경우 홈플러스 사건처럼 MBK의 무리한 인수 이후 실적 악화에 빠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네파는 한 해 10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는 우량 아웃도어 브랜드였지만 2023년 기준 1054억728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MBK 인수 후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상황에서도 MBK는 다른 기업 인수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중에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는가 하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쟁도 반년 째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어발식 경영 확장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후 20년 동안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밸류업, 자금공급 등 기업에 대해 여러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MBK의 경영 방식은 ‘먹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론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국내 사모펀드는 단기적 투자로 회사 가치를 끌어올려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일명 치고 빠지는 전략을 택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장기적 추자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 경영권을 사고 파는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 중장기 운용을 하고 수익을 내서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이점도 있지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전후로 MBK의 경영방식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MBK 홈플러스 사건으로 인해 기업들이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경영권 공격이나 적대적 인수를 방어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며 “행동주의 펀드들이 무분별하게 지분을 갖고 경영권을 갖게 되는 탈 경영 인수 방식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또 “대출 규제나 차입경영에 대한 문제점을 금융권에서 규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인수 후 보유기간 설정도 하나 방식이며 해외 사례를 많이 레퍼런스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도 본다”고 전했다.

다만 황교수는 국내 기업의 경우 오너 경영 체제가 좀 더 견호한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사모펀드의 역할이 모두 부정적인 결과를 초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모펀드가 오너 체제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통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부분별한 투자라든지 매각 매도를 하는 것에 대해 매도자 입장에서 선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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