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17일 "매입채무 유동화 관련 채권은 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전액 변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날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영사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홈플러스 소상공인 거래처에 지급돼야 할 금액이 파악되는 대로 출연 규모와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사재 출연의 구체적인 규모나 방식에 대한 언급이 없어 불신한다는 입장이다. MBK 측은 정산 규모와 시일은 정하지 않았고 홈플러스 또한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대응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 노조는 국회 소통관에서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가 심각해지고 국회의 출석 요구, 국세청 세무조사, 노동조합의 반발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자 마지못해 사재 출연이라는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 어린 사과도 없이 해외로 출국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에게 "피해를 본 국민과 노동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임시방편적 사재 출연이 아닌 추가적인 사재 출연을 통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중단하고 기업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관련 현안 질의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MBK의 투자가 완료된 개별 회사(홈플러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출연할 사재는 남아있는 1100억~1200억원의 미지급 대금을 변제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는 “주주사에서 자금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채권을 조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에 재정지원을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재 소상공인 채권 지급에 필요한 소요 금액을 추산 중에 있으며,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주주사와 실무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소상공인들의 채권 지급을 완료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급락 후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조달 난으로 지난 4일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날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 후 영업 정상화에 대한 의심이 급물살을 탔다. 협력업체들은 정산이 늦어지고 있다고 호소했고, 채권자들 사이에선 최대주주가 자구 노력 없이 채무 탕감을 노리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비판했다.
홈플러스는 "당사 매입채무 유동화와 관련해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 포함) 투자자들은 당사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그 변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당사에 있으므로 해당 채권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은 여론의 반발을 가라앉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로 인해 임직원분들과 여러 이해관계자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빠르게 졸업하고,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강조했다.
MBK는 "1만9000여명 홈플러스 임직원분들, 임차점포와 납품업체들을 포함한 6000여개의 상거래처들이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강구해야 했다"며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로 홈플러스가 부도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 방법은 회생절차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규모 지급불능을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사회적 혼란이 초래됐다는 점을 예로 들며 "회생절차를 통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만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의 변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MBK는 "회생법원의 보호 아래 홈플러스가 정상 영업 활동을 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여러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을 유동화한 전자단기사채(ABSTB)와 관련해선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채권자들을 포함한 모든 채권자분들과 홈플러스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주주사로서, 투자운영사로서 MBK 파트너스에 대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홈플러스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주주사에서 자금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채권을 조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에 재정지원을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재 소상공인 채권 지급에 필요한 소요 금액을 추산 중에 있으며,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주주사와 실무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소상공인들의 채권 지급을 완료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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