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스텔란티스, 캐나다 합작공장 관세 영향권
"가격 경쟁력 우려, 시장 둔화시 타격도"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확산되면서 캐나다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관세 전쟁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캐나다산 배터리에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타격을 우려해 캐나다에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지은 공장에 대한 투자를 미루기로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과 캐나다 관세 전쟁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와 관련 보복 조치로 206억 달러 규모(약 29조8000억원)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해당 보복 관세는 철강(88억달러), 알루미늄(20억달러), 기타 컴퓨터와 스포츠 장비 등이 주 대상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직간접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사진=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사진=연합뉴스

LG엔솔-스텔란티스, 캐나다 합작공장 관세 영향권

캐나다에 진출한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5일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관세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M, 포트,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통화한 뒤 나온 유예 조치다. 다만 이같은 조치는 캐나다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 아닌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다.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지프, 푸조 등 10여개 자동차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40%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에서 전기차 전환 전략까지 수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악재라 볼 수 있다. 양사가 4조80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이 공장은 지난해 10월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정부의 세제혜택 제안과 USMCA(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에 따른 무관세 등을 고려해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캐나다 생산거점 계획이 틀어질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에 대한 출자 기한을 2028년 3월 말로 3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관세 부과로 캐나다 생산되는 스텔란티스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외에 현재 캐나다에 진출한 포스코퓨처엠-제너럴모터스(GM) 합작 법인, SK온-에코프로비엠-포드 합작 법인 등도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미국 공장 가동률 올려 돌파구 마련

LG에너지솔루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격 속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우선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고려한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공장이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단독 공장과 합작공장을 포함해 7곳으로 가장 많다. 미국의 보호주의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진입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이 내년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10.9%에서 28.4%로 상향하는 점을 고려해 ESS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 라인으로 바꿔 하반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캐나다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관세 때문에 가격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어 시장 판매가 둔화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관세 전쟁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