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 주자들은 13일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론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상 국민의힘 경선 '빅3'로 분류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국정 공백을 우려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국무총리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이 그만두면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며 "정통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 그만둘 경우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정 안정의 책임이 있는 한 권한대행은 출마할 수가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한 대행을 향한 의원 지지 규모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 일각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한덕수 총리마저 흔들고 있다"며 "제가 아는 한 총리는 언제나 분별 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분이다. 그런 분을 흔들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은 국내 서민경제, 외교, 관세를 포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집중해도 버거운 형편"이라며 "거기에 집중하시고 이번 대선에서 제대로 공정하게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도록 열심히 관리하시는 것이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기자들에게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하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라며 "관세 전쟁 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고, 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유승민 전 의원의 국민의힘 경선 불참 선언이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한 대권 주자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선 출마 여전히 밀고 있어

하지만, 대권 주자들의 반대 입장에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는 이날도 이어졌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행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께서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역사적 소임 앞에 한 대행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2025년 대한민국 대선도 경제가 화두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덕스형'의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한다) 이재명은 안된다"고 적었다.

이처럼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의원들은 당내에서 이를 지지하는 그룹이 50∼6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아직 국민의힘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마, 당내 출마론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의원들은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는 원칙적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은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출마 의사가 없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이나 단일화 시나리오 거론에는 부정적이다.

애초 성 의원 등은 이날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의원 명의 성명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당 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하면서 성명 발표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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