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차세대 텐서 칩, TSMC에 맡길 가능성 ↑
퀄컴·AMD 등 다수 고객들 삼성에서 TSMC로 이탈
한진만 사장 "삼성 파운드리가 경쟁력 있어···경쟁력 끌어올릴 것"

삼성전자 파운드리 /원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원본 사진=삼성전자

구글이 차세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텐서(Tensor) G5’ 칩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기존에 텐서 칩의 생산을 맡고 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위기론'이 부상한 이후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기술 선점과 내부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출시 예정인 '픽셀 10' 스마트폰에 탑재될 '텐서 G5' 칩 생산을 위해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는 칩의 성능, 전력 효율, 그리고 공급 안정성을 좌우하는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양품 비율)과 기술력에 대한 구글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구글은 2021년 텐서 G1 칩을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며 자체 설계 프로세서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G2와 G3, G4까지 삼성전자 4~5나노 공정을 활용해 칩을 제조해왔다. 

퀄컴 역시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스냅드래곤 8 1세대’에서 발열과 성능 문제를 겪은 뒤 주력 칩 생산을 TSMC로 전환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도 최첨단 고성능 칩 생산에 있어 삼성전자 파운드리 보다는 TSMC를 선호하고 있다.

AMD도 최근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SF4X)의 신뢰성 문제로 인해 계약을 철회하고 TSMC 미국 애리조나 공장으로 주문을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수율 및 안정성 측면에서 여전히 고객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 몇 년간 첨단 공정에서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요 고객사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가 시장 점유율에도 직결됐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비교 / 자료=트렌드포스. 스마트에프엔 정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비교 / 자료=트렌드포스. 스마트에프엔 정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점유율은 64%, 삼성전자는 9%로 나타났다. 양사 간 격차는 54.1%p(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다. 2021년 기준 삼성전자는 16.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당시 TSMC와의 격차는 36.8%p 수준이었다. 이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위 TSMC와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 파운드리가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위치에 최단기간 도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한진만 사장은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삼성이 유일하다”며 “메모리 사업부와 협력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2022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등 1~2나노 선단 공정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을 양산했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전류 제어 능력이 뛰어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어,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업계 전문가들도 GAA 기반 3나노 공정의 수율 안정화와 성능 입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GAA 기술의 양산 안정성과 실질적인 성능 우위 확보가 급선무"라며 "이를 통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차세대 고객사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느 이어 "성장성이 큰 AI 반도체 및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에서의 대형 고객사 확보가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관건"이라며 "퀄컴, AMD, 구글 등 과거 협력했던 고객사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선 안정적인 수율과 공급 능력을 입증하고 기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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