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당선이 확실시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당선이 확실시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기간 내내 자신을 따라다녔던 숱한 논란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쥔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 사이에서 '내란 종식'에 대한 염원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12월3일 있었던 불법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촉발된 만큼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그로서는 엄청난 명분을 등에 업고 치른 선거였다.

게다가 그동안 보여준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실망으로 유권자들의 '정권 교체' 열망이 강했고, 이는 이 대통령을 향한 압도적 지지로 표출됐다.

이 대통령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전 실시된 각종 조사에서 대선기간 내내 1위를 놓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는 이미 승부가 결정났으며, 이 대통령이 과연 어느 정도 득표율을 보일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여권 일각에서 선거 후반에 터진 이 대통령 후보 아들 논란, 유시민 작가의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한 폄훼 논란, 이 대통령 본인의 사법부 내통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정권 교체'라는 큰 물길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당대표를 지내며 구축한 탄탄한 당내 조직력과 열성 지지층의 성원이 이번 대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대선 기간 내내 ‘실용주의 정책, 탕평 인사, 정치보복 근절’ 등을 향후 국정운영 핵심 가치로 내세웠고 이는 중도층 마음을 끌어 당기는 동력이 됐다. 

이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우린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실력파다.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나. 유용하면 쓰고 유용하지 않으면 안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는 "대구·경북지역 인사 중에 유능한 이들을 많이 발굴해서 정부에 함께 참여하는 '탕평' 협치를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권력을 남용한 정치보복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분열의 정치를 끝낼 적임자”라며 “내란 세력의 죄는 벌하되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중도 보수 끌어안기 등 민주당의 '우클릭' 행보도 승기를 굳히는데 큰 힘이 됐다.

이 대통령 소속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는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보수 진영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속속 영입함으로써 진보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와 중도의 가치까지 아우르는 정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보수 책사'로 불린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총괄선대위원장에 임명한데 이어 이명박(MB) 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앉혔다. 친 유승민계로 분류된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 이인기 전 한나라당 의원도 영입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을 비롯해 김용남·허은아 전 의원 등도 선대위에 합류해 이 대통령에게 힘을 보탰다.

결국 '내란 종식과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뜻을 '중도 확장'과 '실용주의 정책' 등의 선거 전략으로 엮어 낸 것이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향후 비서실과 내각 구성에서도 선거 기간 자신이 내놓은 약속을 지키는데 필요한 인력을 우선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는 친명계 핵심인 김민석(61) 민주당 최고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4선 의원인 그는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해왔다.

또 대통령실 비서실장에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3선의 강훈식(52) 민주당 의원, 정책실장에는 이한주(69) 민주연구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있을때 경기연구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인선 내용을 4일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외교·안보 라인으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민주당 위성락 의원 등이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보직에 배치될 예정이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에는 이 대통령의 측근 그룹이었던 '7인회' 멤버 김병욱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밖에도 민정수석에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지낸 오광수 변호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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