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부문,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전 부문 부진
DX 부문, MX 비수기·트럼프 관세 영향 '주춤'
2분기가 삼성전자 저점···하반기 반등 가능성 '기대'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5.94% 급감했다. 매출도 74조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중심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스마트폰·가전 중심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DS 부문, 반도체 전 부문서 부진···미국 대중 제재도 타격

DS부문은 이번 분기에도 삼성전자 전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시장에서는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 미만에 그친 것으로 추정 중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20% 수준이다.

가장 큰 악재는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의 대규모 반영이다. 이는 단순한 판매 부진이 아니라, 수요 예측 실패와 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은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2분기 HBM 전략에 대해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HBM의 주요 고객사향 인증 속도 다소 더뎌 2025년 HBM 출하 기대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향 HBM3E의 테스트 통과가 2분기에도 성공하지 못한 영향이 전체 출하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낸드플래시는 가격 하락이 계속됐고, D램 시장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파운드리 부문도 1분기와 유사한 적자를 지속했다. 일부 고객 이탈이 발생하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AI 칩 제재가 복병으로 작용했다.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제한이 라인 가동률 저하와 재고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DS 부문의 어려움은 특정 제품에 그치지 않았다. 메모리, 낸드, 파운드리 등 전 부문이 동시에 흔들렸고, 환율 하락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원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원본 사진=삼성전자

DX 부문, 그나마 선방? 비수기·관세 영향에 '주춤'

DX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2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의 60% 수준이다. 다만 방어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반등 동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모바일(MX) 부문에서는 1분기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효과가 2분기 들어 소멸했고,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TV와 가전 부문도 글로벌 수요 위축, 관세 부담, 물류비 상승 등의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가 수익성에 타격을 주며 DX 부문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무역 정책 변화는 DX 부문 실적에 점점 더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S25 엣지'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S25 엣지'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분기 저점, 하반기 반등 가능성··· 변수는 HBM과 지정학 리스크

삼성전자 내부와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를 실적의 저점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D램 수급 안정화와 HBM3E 12단 제품의 AMD 공급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부문도 적자 축소가 기대되며, DX 부문에서는 갤럭시 Z 폴드7 등 신제품 효과와 계절적 성수기가 실적 반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연구원은 "AI 강세 지속과 HBM 공급 부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 기대감과 HBM 판매량 반등 지속은 매우 가시적"이라며 "업계의 증설 제한 속 범용(Commodity) DRAM의 타이트 한 수급 여건, 하반기 디스플레이 성수, 비메모리의 점진적 회복 감안하면 실적 저점 통과 국면"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하겠으나 이미 투자자들의 인식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어 추가적인 부정적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적은 2분기 저점을 다지고 3분기부터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HBM 사업의 실질적 회복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실적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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