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미국 수출 물량 감당하는 식품사, "가격 인상 불가피"
K뷰티 "인지도·가성비 확실해 타격 크지 않을 것"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K푸드·뷰티 기업이 현지 시장 대응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에 거점이 없는 경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이번 협상 결과와 관련해 식품·화장품 업계 모두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이지만 대미 수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정비 부담이 현실화돼서다. 미국에 생산기지가 없다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처와도 대응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미국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매출 1조 7280억 원 중 해외 매출이 77.3%에 달한다. 현지 공장이 없어 국내에서 생산한 라면을 미국에 수출한다. 관세 부담이 커지면서 수출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 업체와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품목에 인상 계획이 있지만 어떤 품목이 얼마나 인상될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가격을 올릴 수는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도 다수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부지를 확보한 오뚜기는 "내부적으로 추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것은 현지 벤더들과 소통한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소비자 민감도가 높아 관세가 올랐다고 제품 가격을 바로 올리지는 못할 것 같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수출 물량을 충당하는 CJ제일제당과 농심 등은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을 적게 받는다. 농심은 현지 공장에서 라면 생산 전량을 소화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은 현지생산과 국내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화장품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인지도가 확실해 관세로 판매량이 좌우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 부분과 프로모션 재조정, 포트폴리오 운영 변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15% 부과는 미국 화장품 판매량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 K뷰티 제품은 개별 제품의 가격대가 높지 않다. 또 한국산 제품에만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가성비가 좋아서였다"며 "최근 K컬처와 함께 K뷰티 자체가 하나의 장르이자 트렌드가 됐고 제품도 우수해 관세 영향이 높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리테일 파트너와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관세 인상으로 미국 사업 전반의 원가 부담 확대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개발생산(ODM)기업들은 오히려 미국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글로벌 원 코스맥스'를 기조로 해외법인과 한국 본사 간 유기적인 글로벌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고객사 요청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가 'Made in Korea' 제품 생산을 요청하는 경우 현지화 제품 개발·연구는 미국법인을 통해서 이뤄지고, 생산 관련 대응은 국내법인을 통해 이뤄진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국내 고객사가 희망하는 경우 미국 뉴저지에도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현지 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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