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한시온 기자 |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25조5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대출 잔액이다.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빚투 규모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021년 9월13일 25조654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국면에서 신용거래를 통한 '지렛대 효과'로 수익을 키울 수 있으나, 급락 시 손실 폭이 확대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용거래로 매수한 주식은 담보로 묶여 있어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증권사가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종목이 강제로 매도(반대매매)돼 예상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내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증가세다. 지난달 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5조456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70조~80조원대를 등락하다가 지난달 27일부터 5거래일 연속 8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가 고객을 대신해 주식을 매수했으나 고객이 결제기한(통상 거래일 기준 3영업일) 내에 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발생하는 미결제 잔액인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1조36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 중 실제로 강제매매된 금액은 72만4600만원으로 전체 미수금의 0.7%를 차지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면 따라잡기 심리가 강해지는 'FOMO(기회 상실 공포)' 현상이 나타난다"며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동일한 심리로,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매수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욕망과 FOMO 심리는 통제하기 어렵지만 레버리지를 무리하게 활용하기보다는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빚을 내고 싶은 투자자를 말릴 수는 없지만 리스크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빚투가 늘어나는 상황과 관련해 “빚투를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면서도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코스피 5000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코스피는 장 초반 4220선을 넘어서 출발했으나 하락 전환하며 4121선에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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