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 후 대규모 이탈, 점유율 40% 방어선 ‘빨간불’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오랜 점유율 구도를 흔들고 있다. SK텔레콤이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실시하자 마자 KT와 LG유플러스, 그리고 알뜰폰(MVNO) 사업자들까지 고객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의 견고했던 40%대 점유율이 무너질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4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40.08%였다. 7월의 대규모 이탈 이후 업계는 40% 방어선이 무너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SK텔레콤이 지난 20여 년간 유지해온 절대적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2000년대 중반까지 SK텔레콤은 5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당시 KTF(현 KT)가 30%대,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가 10%대를 각각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LG유플러스가 LTE 도입으로 통신 성능을 끌어올리며 점유율을 확대했고 2012년 처음 등장한 알뜰폰은 점차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2020년대로 접어들면서 15%대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40%대로 떨어졌고, KT는 20%대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2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해킹사태가 발생하기 직후인 4월 말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 약 40.2%, KT 약 23.5%, LG유플러스 약 19.1%의 순이었으며 알뜰폰이 약 17.2%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8일 SK텔레콤 내부에서 유심 관련 정보 유출 정황이 포착되고 22일 공식사과문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SK텔레콤에서 이탈 고객이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달 초 SK텔레콤이 이례적으로 번호이동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단행하며 대규모 이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조치 발표 직후인 5일부터 12일까지 약 일주일간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12만4000명가량 순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해온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수치다.
공식적인 점유율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킹 이후 순감자 수가 57만6037명에 달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38%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의 고객 이탈은 경쟁사로의 이동으로 이어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물론 알뜰폰 사업자들까지 반사이익을 얻으며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냈다. KT는 '안전한 통신사' 이미지를 앞세워 보안 중심 마케팅을 강화했고, LG유플러스는 공격적인 번호이동 지원금과 다양한 요금제 혜택을 통해 이탈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 또한 기기 교체 지원 및 파격적인 요금 할인으로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통신 3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위약금 면제를 비롯해 유심 무상 교체, 유심 안심 서비스 확대, 보안 전담 조직 정비 등 일련의 후속 조치를 내놓고 있으며, 향후 AI 기반 위협 탐지 시스템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KT는 자사 보안 이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안정성’ 중심의 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안 인증 요금제를 출시하고, 콘텐츠 중심 요금제와 연계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혜택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두고, 가족 결합 할인과 청년층 전용 데이터 요금제 등 고객 맞춤형 요금제를 앞세우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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