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이후 80만명 이탈···고객 유치 마케팅 비용↑
KT·LG유플러스, 신규 고객 유치로 반사이익 기대
방통위, 과도한 마케팅 실태점검···22일 단통법 폐지 이후 혼란↑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해지 가입자의 위약금 면제를 결정했다, /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해지 가입자의 위약금 면제를 결정했다, /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인 해지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전례 없는 '과열 경쟁'이 발생했다. 특히 14일 위약금 면제 기한 종료와 22일 단말기 유통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간 고객 유치전이 극에 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5일부터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실시한 이후 12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SK텔레콤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해킹 이후 80만명 이탈

SK텔레콤은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 데이터 침해 사고로 인해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운영상 과실과 보안 의무 불이행을 지적하며 위약금 면제를 지시했다. 이에 SK텔레콤은 4월 19일부터 7월 14일 사이에 계약을 해지했거나 해지할 예정인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은 올해 연결 매출 전망치를 8000억원 하향 조정하며 즉각적인 타격을 입었다.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이동통신 시장은 요동쳤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SK텔레콤을 떠난 이용자는 12만4414명이다. 이 중 6만1675명은 KT로, 6만2739명은 LG유플로스로 이동했다.

해킹 사고 직후인 4월 22일부터 지난 12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 또는 LG유플러스로 이동한 이용자는 79만3187명으로 집계됐다. 57만6037명이 순감했다. 일요일인 13일 개통 전산이 운영되지 않았고 위약금 해지 마지막날인 14일 번호이동 인원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고객 이탈을 막고 KT와 LG유플러스는 신규 고객 유치전을 펼치며 통신 3사의 마케팅 경쟁은 '과열' 양상을 넘어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외에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7월 15일 기준 모든 고객에게 8월 통신 요금 50% 자동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 8월부터 T멤버십 제휴사 릴레이 할인(50% 이상) , 재가입 시 가입 연수 및 멤버십 등급 복원 등의 파격적인 보상책을 내놓았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판매 수당을 종전 20만~30만원 수준에서 80만 원 이상으로 파격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의 위약금 면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들은 갤럭시 S25 신규 가입자 유치 시 판매 수당을 8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인상하며 '최신폰 20만 원' 또는 '공짜폰' 판매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4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위약금 면제를 발표했다. /사진 =양대규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4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위약금 면제를 발표했다. /사진 =양대규 기자

KT·LG유플러스, 반사이익···SK텔레콤, 고객 유치 마케팅 비용↑

업계 전문가들은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부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 유무선 부문은 경쟁사 이탈 고객 유입에 따른 반사 수혜로 외형 성장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집행 확대로 단기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며 "실질적 수익 기여는 3분기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영업 정지 및 가입자 이탈에 따른 반사 이익이 있었고, 저수익 사업 정리와 인력 재배치 등 비용 효율화로 기대 이상의 호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마케팅 경쟁 심화로 비용 부담이 늘 가능성이 있지만, 설비 투자 축소와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고객 이탈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6월까지 약 50만 명 순감했을 것으로 가정되며, 비용 단에서는 유심 교체비 약 1850억원이 충당금으로, 대리점 보상 비용도 약 400억 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가입 중단 기간이 있었지만, 재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감에 따라 마케팅 비용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T월드 PS&M 광화문점의 SK텔레콤 고객들.   / 사진=양대규 기자
 T월드 PS&M 광화문점의 SK텔레콤 고객들.   / 사진=양대규 기자

방통위, 과도한 마케팅 실태점검···22일 단통법 폐지 이후 혼란↑

이에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의 불법 보조금 살포와 소비자 불안감을 조성하는 마케팅 행태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통위는 이동통신3사의 허위과장광고 등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는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 실태점검에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7일 이통3사 마케팅 임원을 소집해, 진행 중인 실태점검에 대해 불법행위 적발 시 조사 등 관련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동통신 3사 모두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통해 특정 단말기의 경우 0원에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   

또한 22일 단통법 폐지가 임박하면서 현재의 과열 경쟁은 앞으로 통신 시장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통법 폐지는 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 설정에 더 큰 자유를 얻게 되면서 '전면적인 보조금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관찰되는 판매 수당 인상과 '불법 보조금' 의혹은 이미 현행 규제 환경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단통법이 완전히 폐지되면 이러한 관행은 더욱 광범위하고 명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단기적인 혼란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 구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3사는 고객 유치와 유지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에게는 단기적인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건전한 경쟁 환경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규제 당국의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통신사들은 단순한 보조금 경쟁을 넘어 서비스 품질 향상과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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