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AI·SKT·KT, 대규모 컨소시엄으로 국가대표 AI 도전
네이버·LG, 높은 AI 기술력으로 AI 리더십 주도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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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초거대 AI 모델 개발의 부담을 나누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은 기업 간 연합의 촉매제가 됐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3년간 2000억 원 규모의 예산과 1만 장의 GPU 자원, 데이터셋,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최대 5개 컨소시엄을 선정해 글로벌 수준 AI 모델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선도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지닌 ‘K-AI 모델’의 탄생이 목표다.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AI 주권 확보와 한국의 ‘AI G3’ 진입을 지향하는 국가 전략에 따라 SK텔레콤, KT, 네이버클라우드, 엔씨소프트 같은 국내 대표 기업들이 각기 다른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경쟁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 AI의 근랜드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엔씨소프트 AI의 근랜드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NC AI·SKT·KT, 대규모 컨소시엄으로 국가대표 AI 도전

3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AI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려대, KAIST,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NHN클라우드, HL로보틱스, 미디어젠, MBC 등과 함께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 고유의 언어·문화·산업 표준을 주도하며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심 모델은 NC AI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VARCO’이며, 최근엔 고성능 비전-언어 모델 ‘VARCO VISION 2.0’을 공개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NHN은 금융·공공 부문 AI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보안과 주권 확보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NHN클라우드는 국내 최대인 22페타플롭스 이상 규모의 AI 반도체 팜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이를 기반으로 국산 NPU 최적화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진정한 AI 주권은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판을 짜고 규칙을 세우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기술·데이터·산업 전반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고 'AI G3'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1차 평가를 통과하며 선두에 나섰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크래프톤(게임 AI), 리벨리온(AI 반도체), 포티투닷(자율주행), 라이너(지식 검색 AI), 셀렉트스타(데이터 안정성) 등 기술 기업들이 참여하고 서울대·KAIST 등 학계도 힘을 보탰다.

SK텔레콤은 자체 AI 모델 ‘에이닷엑스(A.X)’는 70억 파라미터급 'A.X 3.1 라이트'를 시작으로, 340억 파라미터급 대형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기술 스택 전반을 자체 구축하는 ‘풀스택 AI’ 전략을 통해 독립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몰로코·가우스랩스·스캐터랩 등으로 구성된 ‘K-AI 얼라이언스’까지 포함하면 3000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지=KT AI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KT AI 홈페이지 캡처

KT는 ‘모두를 위한 한국형 AI, K-믿음’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솔트룩스(LLM ‘루시아’ 개발), 크라우드웍스(데이터 전문), 매스프레소(수학 특화 AI), 투모로 로보틱스(로봇 AI) 등과 함께 경찰청, 고려대 의료원 등 공공기관도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해양경찰청, 헌법재판소, AI 반도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AI 원팀’으로 확장됐다.

KT의 핵심 모델은 ‘믿음’ 시리즈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믿음 2.0’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적 지식을 반영하고 데이터 유출이 없는 설계를 통해 AI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네이버·LG, 높은 AI 기술력으로 AI 리더십 주도

네이버클라우드는 영상 AI 기술에 특화된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검색 모델 ‘마렝고’, 요약·질의응답 모델 ‘페가수스’ 등 고도화된 멀티모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포항공대·고려대·한양대·KAIST 등도 협력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텍스트 기반 멀티모달 AI에 집중해왔으나, 영상 분야는 보완이 필요한 영역이었다. 트웰브랩스와 협력해 영상 기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사우디, 태국, 모로코 등과 AI 수출 협력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모델 성능 그 자체보다 국민 누구나 활용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유일의 ‘AI 풀스택’ 기업 역량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원장 겸 최고AI과학자(CSAI)가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엑사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대규 기자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원장 겸 최고AI과학자(CSAI)가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엑사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대규 기자

LG AI연구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주요 신청자 중 하나로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려진 협력사로는 프렌들리AI, 그리고 LG CNS를 비롯한 LG 그룹 계열사들이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미 초거대 언어모델인 '엑사원(Exaone)'을 보유하고 있다.  

각 컨소시엄은 고유한 전략과 기술 주도권을 바탕으로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며, 기술 개발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SKT는 기술 스택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 KT는 공공 협업과 오픈소스 확대, 네이버는 영상 중심 멀티모달 AI 강화, NC소프트는 산업 표준 선도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의 뒷받침과 기업의 유기적 협력이 이어진다면 이들 컨소시엄은 ‘K-AI 모델’의 성공은 물론, 한국이 AI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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