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교통사고조사원들의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교통사고조사원들의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 스마트에프엔 = 한시온 기자 | "교통사고조사원도 노동자다. 산재보험 적용하라."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의 교통사고조사원들이 16일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에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도로에 모여 교통사고조사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4일 열린 1차 행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는 정부를 향한 외침이 한층 더 거세게 울려 퍼졌다.

보험사 소속 교통사고조사원은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해 원인을 조사하고 가입 고객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고객의 언어폭력에 시달리거나 다른 차량에 부딪혀 부상을 입는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나 교통사고조사원은 특수고용노동자임에도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산재보험은 근로자가 업무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 등 산업재해에 대해 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을 보장하는 사회보험이다.

현재는 보험설계사·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 등 18개 직종의 특수고용노동자에게만 예외적으로 적용된다.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 사무 업종 본부장은 "이재명 정부가 산재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와중에도 정작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노동을 하는 교통사고 조사원의 산재 적용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며 "소외되고 약한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과 연대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무연대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가 2022년 6월 교통사고조사원 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업무 중 1회 이상 사고를 당했다. 이 중 약 40%는 공황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사고 현장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교통사고조사원들에게 정작 누가 도움을 주고 있느냐"며 "정부가 버팀목이 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노총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만큼 교통사고조사원의 산재보험 쟁취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고위험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조사하는 교통사고조사원들이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도 지역가입자로 가입돼 있고 산재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당연히 보장받아야 될 권리를 보장하는 것 이것이 정치와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과 보험사가 그 책임을 온전하게 질 수 있도록 법률과 시행령을 반드시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창욱 녹색병원 기획팀장이 1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정창욱 녹색병원 기획팀장이 1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시온 기자

정창욱 녹색병원 기획팀장은 "교통사고조사원의 절반이 주당 68시간 이상, 90%가 52시간을 넘게 일하며 절반은 월 5회 이상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며 "이들은 도로 위 사고 현장에서 늘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4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증세를 보일 만큼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하고 고객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