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SDI 사장·소보트카 하만 CEO 동석
반도체·배터리·자율주행까지 협력 확대

이재용 회장 /사진=연합
이재용 회장 /사진=연합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장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13일 저녁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전장 부품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사장 등 전장 사업 관계사 경영진이 동석했다.

승지원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의 전략적 회동에 쓰는 공간이다. 작년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곳을 찾았다. 이번 만찬이 승지원에서 열렸다는 점은 벤츠와의 협력 수위가 격상됐다는 신호다.

미래 모빌리티 동맹으로

이날 회동을 계기로 삼성과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공조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과 벤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등에서 협력 중이다. 2016년 삼성에 인수된 하만은 벤츠 럭셔리 전기차 EQS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카 오디오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이 회장이 하만 인수를 주도하며 전장 사업 육성에 주력해온 만큼, 이번 회동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장기 파트너십 강화와 차세대 전장 플랫폼 협력까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기회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의 상징인 벤츠가 최근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어,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SDI와의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검증된 배터리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벤츠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삼성SDI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기회를 잡게 됐다.

지난 2019년 6월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난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承志園) 모습 /사진=연합
지난 2019년 6월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난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承志園) 모습 /사진=연합

하만의 도약

2016년 삼성에 인수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핵심 전장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하만도 사업 기회를 확장하며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은 벤츠 EQS뿐 아니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전장 영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벤츠, 협력 저변 넓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 방한을 계기로 폭넓은 협력 계획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율주행까지 삼성의 전장 역량 전반이 벤츠와의 협력 테이블에 올랐다. 승지원 만찬은 삼성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첫 걸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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