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있었던 ▲NH농협은행 직원 사망 ▲5대 은행 1년여간 금융사고 5000억원 ▲KB손해보험 14억원 횡령 ▲NH투자·신한투자증권 대출금리 최고 ▲메리츠화재, M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 ▲케이뱅크 IPO 재추진 ▲지난해 은행 당기순이익 22.4조원 등 한 주간 금융업계 이슈를 종합해 정리했다. <편집자주>

NH농협은행. 사진=김준하 기자.
NH농협은행. 사진=김준하 기자.

◆ NH농협은행 직원 사망···또 다시 죽음 부른 금융사고

수백억원 규모 불법 대출 의혹으로 NH농협은행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된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던 50대 농협은행 직원이 사망했다. 농협은행에선 지난해에도 100억원대 횡령에 연루된 직원이 사망했는데, 농협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잇단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 본사 직원 A씨가 지난 4일 인천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서영홀딩스, 서영산업개발과 관련된 최대 수백억원대 규모 불법 대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과 서영홀딩스 간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022년 5월과 2023년 4월, 3차례에 걸쳐 서영홀딩스에 총 302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서영홀딩스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소재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세우기 위해 토지 매입비 94억원, 건축비 208억원을 농협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서영홀딩스는 94억원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관계사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으며, 건축비 대출금 중 100억원은 신용보증기금 보증서 100%, 108억원은 경영주의 부동산과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신용보증기금 보증서 발급 시점과 농협은행의 대출 승인 시점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영홀딩스가 건축비 대출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발급받은 시기는 2023년 3월(40억원)과 같은 해 9월(60억원)인데 농협은행은 4월에 이미 100억원의 대출을 승인해줬던 것이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대출을 승인해 준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김 전 의원은 "농협은행이 2차 건축비 108억원을 대출할 때 경영진이 제공한 담보의 가치는 32억원에 불과하다"면서 "관계사가 자금보충 확약을 했다는 이유로 32억원의 가치를 가진 담보로 108억원을 대출해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며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10일 현재까지 5대 은행에서 발생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규모. 출처=각 은행 공시 및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표=김준하 기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10일 현재까지 5대 은행에서 발생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규모. 출처=각 은행 공시 및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표=김준하 기자 

◆ 5대 은행 최근 1년여간 금융사고 규모 5000억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최근 1년여간 드러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규모(각 은행 공시·금융감독원 검사결과 기준, 외부인 개입 사고 제외)가 총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각 은행 공시 및 금감원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대 은행에서 드러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규모는 ▲우리은행 2688억원 ▲KB국민은행 1378억원 ▲NH농협은행 943억원 ▲신한은행 30억원 등 총 5039억원이다. 다만, 금감원 검사 결과는 확정된 금액이 아닌 잠정치이므로 실제 사고 금액·건수는 이보다 적거나 클 수 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에서는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크게 두드러진 금융사고는 부당대출이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정기 검사를 통해 ▲우리은행 2334억원 ▲KB국민은행 892억원 ▲NH농협은행 649억원 등 총 3875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사를 통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늘어났다.

7일 KB손해보험의 금융사고 공시. 자료=KB손해보험
7일 KB손해보험의 금융사고 공시. 자료=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 14억원 횡령 발생…"해지환급금 가로채"

KB손해보험에서 14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했다.

지난 7일 KB손보 공시에 따르면 보험 계약자가 사망한 후 장기간 청구되지 않은 해지환급금을 임의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횡령이 벌어졌다. 손실금액은 약 14억205만원이다.

금융사고 기간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일까지며, 지난 6일 횡령 사실이 발견됐다. KB손보 측은 자체감사 후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0대 증권사 대출금리 현황. 붉은색은 최고 금리, 초록색은 최저 금리를 의미한다. 표=김준하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 대출금리 현황. 붉은색은 최고 금리, 초록색은 최저 금리를 의미한다. 표=김준하 기자

10대 증권사 대출금리 10% 육박···NH투자·신한투자증권 가장 높아

국내 10대 증권사들의 대출금리 수준이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대출은 NH투자증권이 연 최고 9.9%, 증권담보대출은 신한투자증권이 연 최고 9.85%에 달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및 각 증권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180일 초과)는 연 8.9~9.9%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로부터 받는 신용대출을 뜻한다.

이들 증권사 중 비대면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9.9%), 대면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각각 9.6%)이다. 반면 비대면 금리가 최저는 하나증권(8.9%), 대면 금리 최저는 메리츠증권(7.4%)으로 나타났다.

1~7일의 단기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하나증권이 비대면 7.9%, 대면 7.8%로 제일 높았다. 반면, 대신증권은 이 기간의 대출에 이자를 받지 않으며 8~15일 기간에 7.75% 금리를 적용한다.

이외에 기간별로 가장 높은 금리는 ▲8~15일 NH투자증권 9.00% ▲16~30일, 31~60일 신한투자증권 9.70% ▲61~90일, 91~120일, 121일~150일 NH투자증권 9.90% 등이다.

증권사들의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180일 초과)는 7.7~9.85%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주식·채권 등을 담보로 해 증권사로부터 받는 대출이다. 일반적으로 주식담보대출(주담대) 형태의 대출이 많이 일어난다.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투자증권(9.85%)이며, 가장 낮은 곳은 대신증권(7.7%)이다.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스마트에프엔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스마트에프엔

메리츠화재, M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은 13일 공시를 통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MG손보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각 기관의 입장 차이 등으로 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예보)와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현 시점은 2022년 4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한 후 이미 약 3년이 경과한 상황"이라며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도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MG손보 노동조합 측은 "고용승계 없는 P&G 방식이 부른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와 메리츠화재의 과도한 실사 자료 요구 등이 맞물려진 결과"라며 "금융당국은 꼼수와 특혜로 점철된 매각이 아닌 제대로 된 매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금융위원회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이후 예보는 MG손보의 공개매각을 세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유찰됐고, 지난해 10월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참여하며 P&A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했다. P&A는 M&A(인수합병)와 달리, 고용승계 의무 없이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는 MG손보 노조 측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노조는 MG손보가 메리츠화재에 넘어간다면 6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화재는 MG손보에 대한 현장 실사를 수 차례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지난달 12일 예보는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매각 관련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바 있다.

12일 케이뱅크의 공시. 자료=케이뱅크 
12일 케이뱅크의 공시. 자료=케이뱅크 

케이뱅크 IPO 또 다시 추진…'세 번째 도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케이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을 의결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케이뱅크의 IPO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케이뱅크는 2022년, 2024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증시 부진 등을 이유로 각각 2023년 2월과 지난해 10월 철회했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128억원)의 10배 수준이며 2022년 기록한 836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신규 고객은 321만 명으로 총 고객 1274만 명이 됐다.

케이뱅크는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2021년 7월 베인캐피탈·MBK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들(FI)로부터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때 상장을 조건으로 하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조항이 설정됐다. 이 기한이 2026년 7월까지다.

드래그얼롱이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의 지분도 함께 매각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즉, FI들이 투자하는 대신 케이뱅크가 향후 IPO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고, IPO에 실패하면 FI들은 대주주의 지분까지 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금융감독원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금융감독원

◆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총 22.4조원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총 22조4000억원으로 전년(21조2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5.5%) 증가했다. 14일 금융감독원은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ELS) 배상비용 1조4000억원 등에 따라 영업외손실이 확대됨에도 대손비용이 3조1000억원 감소하는 등 요인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대손충당금 적립방식 개선에 따른 충당금 증가 등의 기저효과도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023년에 은행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아뒀기 때문에 이 당시 이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59조2000억원) 대비 1000억원(0.2%) 늘어났다. 이자이익 증가율은 ▲2022년 21.6% ▲2023년 5.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57%로 전년(1.65%)에 비해 0.08%p 감소했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번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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