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AE·사우디에 엔비디아·AMD AI 칩 대규모 수출 협약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탑재
삼성전자·LG전자 , 데이터센터 발열 막는 'HVAC' 시장 진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합의로 중동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설립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AI 칩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된다. 또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 필요하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이 분야의 강자였으며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최대 공조회사를 인수하며 이 분야게 새롭게 뛰어들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을 연간 최대 50만개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13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AMD와 엔비디아가 각각 1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미국산 AI 반도체가 중국으로 우회 유입될 가능성에 주요 동맹국을 제외한 각국별 수출 물량 한도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트럼프가 해당 정책을 파기하며 본격적으로 중동 지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와 협의를 통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미국 빅테크의 AI 칩을 대규모로 수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엔비디아와 AMD의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글로벌 HBM 시장을 이끌고 있다. 중동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HBM 시장, 특히 현재 주력으로 사용되는 HBM3 및 차세대 HBM3E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3의 선제적인 개발과 양산,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AI 칩 제조사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HBM3와 HBM3E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양산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최신 HBM3E 12단 제품을 빠르면 2분기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차세대 HBM4 제품도 엔비디아의 과제 일정에 맞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외에도 데이터센터 운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냉난방공조(HVAC) 설비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성능 공조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HVAC 산업에서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성장할 전망이다. HVAC는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이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는 LG전자다. LG전자는 경기도 평택과 중국 청도에서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생산 중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도 새로운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공조 시장인 북미에서 상업용 HVAC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시스템에어컨과 히트펌프 등 고효율 제품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현재 10조원 규모의 공조 사업을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공조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이하 플랙트)을 인수하며 HVAC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트는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오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드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중동발 데이터센터 특수의 가장 큰 수혜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HBM 공급을 통한 반도체 부문의 수혜와 더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고효율 공조 시스템 공급을 통한 수혜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LG전자 역시 공조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반도체와 공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삼성전자가 이번 사우디발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과실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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