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프엔-아젠다북 공동기획 설문조사]
국민 60% "스테이블코인? 그게 뭔지 몰라"
정책 공감대 형성·충분한 사전논의 미비 시사
긍정적인 기대, 준비부족 인한 범죄 우려 혼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대선 토론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후보 간 논쟁이 벌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스테이블코인이 불법송금에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안정적인 화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은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정치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61% '스테이블코인 모른다', 71% '관련 정책 모른다'

29일 스마트에프엔과 인공지능(AI)기반 리서치테크기업 아젠다북이 공동 기획한 '스테이블코인을 아시나요' 설문조사에 따르면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알고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들어본 적 없다' 61% ▲'알고는 있으나 거래경험은 없다' 21% ▲'알고 있으며 거래해본 경험이 있다' 17% 순으로 답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의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채권·금·석유·부동산·가상자산 등)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미국 달러에 가치를 연동한 USDT(테더)와 USDC(USD코인) 등이 가장 흔히 쓰인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 71% ▲'알고 있다' 29%는 응답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 정책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 형성이나 충분한 사전 논의가 미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도 있었다. 남성의 스테이블코인 정책 인지율(37%)이 여성(19%)보다 높았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인식을 보였다. 특히 30대 남성의 인지율은 31%로 모든 연령대 남성 중에서 가장 높았다.

스마트에프엔과 아젠다북이 공동 기획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아젠다북
스마트에프엔과 아젠다북이 공동 기획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아젠다북

◆가상자산 경험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찬성 비율 높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찬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64%의 응답자가 '중립(잘 모르겠다)'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다소 찬성' 13% ▲'다소 반대' 9% ▲'매우 반대' 8% ▲'매우 찬성' 6% 등이다.

암호화폐 투자 경험 유무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매우 찬성'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93%, '다소 찬성' 응답자 의 76%가 가상자산 투자 경험이 있었다. 반면 '중립' 응답자의 63%, '다소 반대'의 59%, '매우 반대'의 63%는 가상자산 투자 경험이 없었다.

◆"범죄 및 부작용 우려" vs "빠르고 저렴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사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준비부족으로 인한 범죄 및 부작용(33%)'이다. 이와 함께 '불법송금이나 환전(29%)'도 주요한 우려사항으로 나타났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GDP의 20%에 달하는 지하경제에서 가상자산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가 규제를 하더라도 통제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원화주권 침해 우려'(12%)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협'(11%) ▲'자본유출과 원화약세'(11%) 등의 우려 사항도 있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의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빠르고 저렴한 송금'(23%)과 ▲'글로벌 결제 및 투자수단'(23%)이 꼽혔다. 이는 전통 금융 시스템의 느린 속도와 높은 수수료에 비해 가상자산이 가지는 경쟁력으로 주로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수수료 절감과 편리성을 위해 가상자산을 급여로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2021년 아이티 지진 당시 일부 구호단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몇 시간 안에 자금을 전달해 식량·의약품·식수를 구매할 수 있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요르단 난민캠프에서 스테이블코인 바우처로 사람들이 식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에프엔과 아젠다북이 공동기획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아젠다북
스마트에프엔과 아젠다북이 공동 기획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아젠다북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아젠다북 앱을 통해 진행됐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다. 

아젠다북은 2020년 설립된 리서치테크기업으로, 앱을 통해 AI 기반으로 모든 리서치 과정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에프엔과 아젠다북은 지난 27일 데이터 기반 뉴스 콘텐츠 개발과 여론 분석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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