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게이츠재단, 혁신 기술로 저개발국 보건·환경 문제 해결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삼성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회의실 안은 세계적 자선가와 글로벌 기업인의 만남으로 8월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오찬을 함께하며, 보건·환경·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풀어낼 협력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예우나 친분의 표시가 아니다. 두 사람은 수년간 이어온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기술과 사회적 책임이 결합될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 증명해왔다. 빌 게이츠는 방한할 때마다 어김없이 이 회장을 찾았고, 이 회장이 미국 출장 때마다 '제이(Jay)'라 부르며 동행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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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책임의 결합, RT프로젝트

이들의 협력이 가장 빛난 사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RT(Reinvent the Toilet)' 프로젝트다. 물과 하수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사용 가능한 혁신적 화장실을 개발해 수백만 명의 위생 문제를 해결하자는 이 구상은,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과 게이츠재단의 사회적 사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했다.

이 회장은 전담 태스크포스를 꾸려 연구개발을 챙겼고 삼성은 세계 최초로 폐수를 100% 재활용하는 친환경 화장실 시스템을 완성했다. 주목할 점은 특허권을 저개발국에 무상으로 개방하고 현지 보급과 기술 자문까지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혁신이 인류의 안전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오찬 미팅을 하기 위해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삼성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오찬 미팅을 하기 위해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삼성

우정에서 미래로, CSR의 확장

삼성과 게이츠재단의 파트너십은 '화장실'을 넘어 더 큰 무대로 향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SK, LG 등 다른 국내 기업들과도 백신 개발과 국제 보건 증진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오찬은 한국 기업들과 글로벌 사회공헌 협력이 한층 가속화될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술은 인간의 편리를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책임과 결합할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삼성과 게이츠재단이 보여준 행보는 CSR을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 수단이 아닌,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실제적 변화의 도구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의 만남은 우정에서 출발해 미래로 확장된 협력의 또 다른 장면이 됐다. 이재용과 빌 게이츠는 지속 가능한 인류 복지를 위한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들의 조용하지만 강력한 대화는, 한국 기업이 세계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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