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중징계 내버려둔 FIU 소송
···이 대표의 때 이른 사임, 배경은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가 정해진 임기보다 18개월 일찍 사임하게 된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두나무가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를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하는 불복 소송에서 제외한 것이 이번 사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두나무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 FIU 징계받은 두나무···이석우 대표 중징계는 수용
지난 2월 FIU는 두나무에 대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금지 의무 위반 ▲고객확인 의무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 ▲영장 관련 고객에 대한 의심거래보고 의무 위반 등 혐의로 두나무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석우 대표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직원들에게는 면직(2명), 견책(5명), 주의(2명) 등 징계가 내려졌고, 업비트는 3개월 동안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이 금지됐다.
두나무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3월 말 두나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대표의 문책경고는 소송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이석우 대표는 금융당국 중징계를 받은 CEO로 남게 된 것이다.
이후 이 대표는 돌연 "일신상의 이유로 인해 7월1일부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였다.
일각에선 두나무가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를 FIU 소송에서 제외한 것이 이번 사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FIU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이석우 대표 중징계 건을 제외했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라며 "소송 제외는 대표 물갈이의 신호탄이 아니었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석우 대표가 2017년부터 오랫동안 대표로 일하다 보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 피로가 쌓여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사임 이후에도 고문으로 일할 예정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서운함도 없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 김앤장 출신 오경석 대표 내정···FIU 소송 대비하나
이석우 대표의 후임으로는 오경석 팬코 대표가 내정됐다. 오 내정자는 공인회계사시험과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한 인물로, 삼일회계법인, 수원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법조·회계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두나무에서 감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두나무는 FIU와의 소송을 위해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7명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대리인단에는 서울행정법원장, 행정법원 부장판사·배석판사, 대법원 행정사건 재판연구관 등을 거친 변호사들이 포진됐다. 여기에 법률전문가인 오 내정자가 합류하면서 이른바 '방탄법률단'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오 내정자 발탁된 이유가 그가 법률전문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 내정자는 의류업체인 팬코의 대표이자 무신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하며 경영 능력과 사업 수완을 갖춘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 내정자는 두나무 창업자 송치형 회장과 같은 충남 공주 출신이며, 비슷한 연배(송 회장 1979년생, 오 내정자 1976년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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