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내부의 엇갈린 진술에···'진실게임' 비화
"A영업점, 알고도 보고 안했다" vs "몰라서 안했다"

Sh수협은행. /사진=김준하 기자
Sh수협은행. /사진=김준하 기자

| 스마트에프엔 = 김준하 기자 | Sh수협은행에서 7년여 전 발생한 15억원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이 뒤늦게 밝혀진 가운데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문제의 영업점에 대한 수협은행 내부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사건 은폐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불거지고 있다. 또한 수협은행은 금융당국의 지적이 있기까지 사건 발생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 점에서 강신숙 전 행장과 신학기 현 행장 등 전·현직 경영진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  

3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수협은행 관계자들은 A영업점이 지난해 9월 대출사기 사건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수협은행이 해당 금융사고를 공시한 당시 언론홍보 책임자였던 김경수 전 홍보팀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9월 (A영업점이) 사고 사실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영업점은 본점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사건 은폐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전 팀장은 이와 관련 "본점에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라고 A영업점을 두둔했다. 

반면, 김동현 현 홍보팀장은 "지난해 압수수색은 정보 요청 위주의 문서 전달 방식으로 진행돼 영업점이 사고를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영업점이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사실을 몰라서 본점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해 복수의 은행을 압수수색했고, 여기에 A영업점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들어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수협은행 측에 알리면서, 그제야 사건이 사실로 확인됐고 뒤늦게 공시가 이뤄졌다. 그 전까지 수협은행 본점은 검찰의 압수수색뿐만 아니라 대출사기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이에 전·현직 경영진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은 강 전 행장이 재임 중이었고, 신 행장은 같은 해 11월 취임했다. 신 행장은 지난 4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최근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는 금융사고 예방"이라며 "영업점장들도 최일선에서 오너십을 가지고 금융사고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실상은 금융사고 인지체계 및 보고체계의 부실이 지적된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협은행의 내부조사 결과를 들어보고 관계자 처분을 결정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까지 사고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소명을 은행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 22일 외부인 사기로 인한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2000만원이며, 이 중 손실 금액은 12억5200만원이다. 사고발생 기간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다. 해당 외부인은 부동산 감정가와 매매가를 조작해 불법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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