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분쟁 안진회계법인 등 1심무죄…어피너티 "이달 2차중재"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주식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10일 풋옵션 가치평가를 한 회계사 등에 대한 법원 1심 무죄 판결을 받고 이달 중 2차 중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교보생명 측의 고발에 따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 관계자와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 회계사들에 대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 재판부는 "(딜로이트 안진이)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가치평가 접근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고, 어피너티에 유리한 방법만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어피너티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법원이 판결에서 교보생명 주식에 대한 안진의 가치평가보고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이어 국내 법원에서도 FI의 풋옵션 행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피너티는 이달 중 2차 중재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판결로 2차 중재에서 신 회장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앞서 검찰이 피고인들에 대해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과 추징금을 구형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가치평가 업무의 독립성을 준수해야 할 공인회계사가 사모펀드의 부정 청탁을 받아 허위로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금품을 부당하게 수수한 것은 공인회계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는 검찰의 판단과 달리 피고인들의 공인회계사법위반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은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회계사들이 자본시장의 참여자들과 짜고 자신의 책임을 저버릴 때 자본시장의 건전성은 훼손되고 이는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 전체의 기초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만큼 검찰 측이 항소해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은 "이번 판결과는 무관하게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IFRS17과 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