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부실 설계 우려…시행사 앞 대규모 시위

19~20일 양일에 걸쳐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입주예정자협의회’ 100여명 집결
입주예정자 지적한 사생활 침해, 부실시공 우려 책임있는 답변 요구
김영명 기자 -- ::
19일 오전 10시가 넘어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원들이 강남구청역 인근 RDBK 건물 앞에서 부실시공에 항의한다는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스마트에프엔
19일 오전 10시가 넘어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원들이 강남구청역 인근 RDBK 건물 앞에서 부실시공에 항의한다는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스마트에프엔
[스마트에프엔=김영명 기자]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분양 중인 지하1층~지상3층 저층 타운하우스다. 전체 1~3단지, 452세대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2021년 분양을 완판했다. 시행사는 알비디케이(RBDK)이며, 삼송지구 내 마지막 단지형주택으로 지난해 4월 분양 및 계약을 완료했다. 분양가는 8억7000만~10억3500만원으로, 다소 높음에도 ‘단지형 타운하우스’ 구조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시공한다는 점에서 청약경쟁률이 최고 55.5대 1, 평균 8.4대 1에 달했다.

오는 2023년1월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현재 거의 완공을 앞둔 이 단지에 대해 사생활 침해, 부실시공 등 다방면으로 문제를 감지, 시행사인 RBDK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이달 19~20일 서울 강남구청역 RBDK 사옥 앞에 집결했다.

이날 시위에는 1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실 설계 우려에 대해 RBDK측에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다.

현재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제기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문제점은 크게 △일부 전면동의 테라스가 낮은 지대에 지어지고 있고 △오금천 등 범람 시 전면부 세대 등 침수 우려가 있으며 △실내에서 벽면을 타고 설계된 계단 난간 높이가 90cm로 낮아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추락할 위험이 있어 120cm로 높여 달라는 요구를 무시했고 △외관에 친환경적인 마감재 사용을 요구했지만 시행사 측에서는 거푸집 문양을 활용한 콘크리트 옹벽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장 야적지에 방치된 녹슨 철근을 그대로 사용하고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일부 세대에 날림 시공으로 누수 우려와 구배 불량 등 우려가 염려되는 등 크게 6가지다.

입주 예정자들이 꼽는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전면동의 테라스가 낮은 지대에 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내 도로는 외부인이 제한없이 드나들 수 있어 이 설계안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외부인이 손쉽게 거실을 들여다보고 테라스 등 생활공간에 무단침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사생활 침해에서 보호받기 위해 입주 예정자들은 시행사에 공개공지의 높이를 현재에서 1.5m 더 높게 올려주고, 나무를 심어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지만, RDBK측에서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계약을 맺은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선호했던 부분이 전 가구 개별 테라스와 앞마당이 있다는 부분이었다. 모델하우스에 소개된 테라스 공간은 4m 이상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분양을 마치고 재차 문의를 해보니 실제 현장은 그 절반인 2.5m 남짓에 불과했다.

침수 우려는 지난 2018년과 2020년 게릴라성 호우로 인해 단지 인근의 창릉천과 공릉천이 범람한 바 있으며, 단지 바로 앞에 흐르는 오금천도 이들 하천의 영향권이다.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오금천 범람 시 저층 세대가 수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지대가 낮다는 지형적인 문제로 인근의 다른 단지형 타운하우스인 우미라피아노나 자이더빌리지는 ‘대지 내 공지’를 1.5m 남짓 높이 올려 공사를 진행해 사생활 및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도 이 같은 설계를 RBDK에 요구했으나, RBDK는 ‘불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내부 계단도 문제가 되고 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한 세대가 총 4개 층의 생활공간을 사용하고, 이 생활공간은 네모꼴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중앙에는 1평방미터 가량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1층 바닥에서 꼭대기 다락방까지의 높이는 10m가 훌쩍 넘는다.

입주예정자들은 계단 난간 높이가 현재 90cm로 되어 있는데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추락할 수 있다며 계단 난간 쪽 말고 벽 쪽에도 난간을 설치할 것, 안쪽의 난간도 120cm로 올려줄 것, 나간 틈 사이 공간이 넓어 어린아이나 반려견이 그 사이로 추락할 수 있으니 공간을 좁혀줄 것 등의 추가 안전 대책을 요구했다. RBDK도 이를 일부 받아들여 계단 난간 높이를 120cm로 높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달 초 입주예정자협의회에 정식 공문을 통해 기존의 90cm 안을 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입주예정자의 안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기존의 구두 협의안마저 파기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한 세대가 4층 구조의 단독주택이다. 개별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1층에는 현관만 있는 세대와 현관과 생활공간이 함께 있는 세대로 섞여 있다. 하지만 모든 세대에 1층에는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1층은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이 차고, 겨울철에는 결로도 예상되는 등 난방과 곰팡이 등 문제가 많이 생길 수 있어 RDBK와 현대건설에 동시에 난방 추가 설치를 요청했다. 현대건설이 따로 RDBK에 난방 추가로 인한 설계변경을 하려면 새로운 도면을 달라고 요청도 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끝내 응답을 하지 않아 1층에는 난방시설이 적용되지 않은 채 시공되고 있다.

단지 외부 옹벽은 계약서상에도 콘크리트 옹벽으로 시공될 수 있다고 명시가 됐지만, 거주단지인 만큼 자연석을 통한 환경친화적 마감재를 사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RBDK 측은 고속도로 주변, 산을 깎아낸 곳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미관 기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콘트리트 옹벽을 고수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현장 야적지에 방치해 둔 녹슨 철근을 안전 보강 없이 시공에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일부 세대에선 날림 시공으로 누수와 구배 불량 등이 염려된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공사에 사용하는 철근은 문제의 소지가 없는 철근만 사용하고, 프로세스에 따라 시공을 진행하며, 감리사의 철저한 감리가 이어진다고 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또한 품질 검사 감리가 끝났지만 전혀 문제가 될 소지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입주예정자들은 이틀간 RBDK 앞에서의 시위를 시작으로 시행사의 부실 설계 및 불공정 계약에 대한 법적 절차를 이어나가고, 이와 함께 현대건설에 대한 집단행동도 검토 중이다. 이후 전개방향에 따라 고양시청에 준공승인 거부를 요구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실 입주’를 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이재영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예정자협의회 대외협력실장은 “현장을 관할하는 삼송지역 담당 주무관과 미팅을 마쳤으며, 고양시청과 협의를 통해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영 대외협력실장은 “어제부터는 우리 지역구인 한준호(경기 고양시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님에게도 저희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틀간 시위를 통해 책임있는 자의 제대로 된 답변을 듣길 바라며,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소송과 같은 절차를 밟을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김영명 기자 paul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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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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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인 14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고 낮과 밤의 기온차가 매우 크겠다.당분간 아침 기온은 평년(9~14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고, 낮 기온은 평년(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