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반도체 대란' 넘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현대차 노조 파업 여부 '아킬레스건'
박지성 기자 2022-07-11 15:09:05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 등 현대차그룹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1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국내 화물연대 파업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글로벌 판매량은 감소했다. 그러나 제네시스 및 친환경차 등 고부가 차량 위주의 생산 배정으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차량 판매 단가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조17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6% 증가, 매출은 8.2% 많은 32조808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경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2763억원, 1조7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1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판매가 나란히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년 2분기 보다 5만7114대(5.5%) 적은 97만4243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2만1239대(2.8%) 줄어든 73만2878대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생산·판매에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 3월부터 러시아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1~2월 월평균 1만5000대에 달했던 내수 판매는 3~5월 세 달간 평균 2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어 지난달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차량 운송을 거부해 생산손실을 입었다. 이후 현대차가 울산공장 특근을 실시하고 기아도 화성공장 정상 가동에 돌입했지만 생산차질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악재로 인해 생산 차질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2분기 매출·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해와 비교해 높게 추산된 것은 신차 효과와 고부가 차종 위주 생산 영향으로 수익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중대형 SUV 등 고부가 차량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SUV 차급 비중은 52.0%로 전년 동기(44.3%)와 비교해 7.7%p 늘었고 같은 시기 제네시스는 5.2%를 기록하며 비중이 0.8% 증가했다. 여기에 투싼 하이브리드, GV70, 아이오닉5, 팰리세이드 등 신차 출시 효과가 두드러진 영향도 있었다.

기아 역시 고부가 차량 비중이 늘고 있다. 1분기 RV 비중은 전년 동기 59.7%에서 올해 61.3%로 올라섰다.

자동차 생산차질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생산 원가를 자동차 판매가격에 반영한 효과도 있다. 양사는 그랜저·아반떼 등 국내를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연식변경 등을 계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올해 1분기 승용·RV (레저용 차량)국내 평균 가격은 4609만원으로 전년 동기 4227만원과 비교해 9.0% 올랐다. 기아의 1분기 국내 판매 가격은 3791만원으로 전년 동기 3389만원 보다 12.0% 상승했다. 1년 새 차량가액이 평균 10% 가량 오른 것이다.

차량용 부품 수급난, 배터리 가격 인상 등 제조 비용 증가로 하반기에도 차량 가격 인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완성차업계와 철강사들이 올 상반기 차강판 가격을 톤(t)당 15만원 인상키로 하면서 이후 출시될 차량값 인상이 예고됐다.

지난해 2분기 1120원 내외에서 올 2분기 126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에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영업은 달러 결제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화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대기 물량이 오랜 기간 누적된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난 해소 등으로 생산·판매가 정상화되면 양사의 하반기 실적은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고질병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은 하반기 실적의 변수다. 지난 7월 1일 현대차 노조원 대상 투표에서 72%의 찬성으로 쟁의 행위가 가결됐다. 이에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온다면 4년 만의 파업이 시작될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문 대기 물량은 전세계 200만대 이상으로 노조의 파업 강행시 생산 차질이 심각해 질 수도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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