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약속의 첫걸음'…韓 첫 전기차 공장 설립

박지성 기자 2022-07-13 14:30:4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5월 국내에 2025년까지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총 6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해 '그룹 미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중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퍼스트 무버(선도자)’ 도약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대차, 1996년 아산 공장 이후 29년 만에 새 공장

지난 11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교섭에서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기존 노후 생산라인 단계적 재건축 방안을 골자로 하는 ‘국내 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합의서’를 마련했다. 현대차가 국내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은 1996년 아산공장 완공 후 29년 만이다. 이어 12일 15차 교섭에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등을 담은 입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언급된 새 공장은 현대차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2조원을 들여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전용공장 부지로는 울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간 생산 규모는 15만대 이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연기관차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에서는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며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정 회장의 '퍼스트무버'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미래차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해 전기차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68년 지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울산 1공장 재건축도 함께 추진한다. 새 전기차 공장으로 기존 생산 차종을 넘긴 뒤 오래된 공장을 재건축하는 방식이다. 해당 공장은 향후 전기차 수요에 맞춰 미래형 생산시설로 전환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오는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인 기아 PBV 전기차 전용공장

기아도 전기차 공장 신설 등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아는 지난 5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내년 3월 착공해 오는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기아의 신 공장은 지난 1997년 화성3공장 건설 이후 27년만에 국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양산 시점은 오는 2025년으로, 우선 10만대 생산이 목표다. 기아는 이를 통해 글로벌 PBV 1위 브랜드에 도전한다.

기아 화성공장 EV6 생산라인 /사진=기아
기아 화성공장 EV6 생산라인 /사진=기아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생산 거점은 현대차의 울산 신 공장과 경기 화성에 들어설 기아 PBV 공장으로 윤곽이 잡히게 됐다.

애당초 국내 전기차 생산 기지는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을 전환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내수 시장과 강성 노조로 인한 낮은 생산성 탓에 업계는 전기차 신공장 설립을 부정적으로 봐왔다.

이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공장은 미국 등 주요 시장이나 인건비가 싼 동남아 및 중남미에 지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이 국내에 전용공장 두 곳을 짓기로 한 이번 결정에 따라 현대차그룹 핵심 전기차 생산기지는 미국 조지아 주와 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착공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공장에 대해 당초 계획이 노조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면서 타이밍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이므로 머지않아 전기자동차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태생기를 넘어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며 “현대차그룹은 계속해서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총 307만대 판매 목표

한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총 307만대 판매 목표를 세운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자동차(EV)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하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아이오닉6, 2024년 아이오닉7을 차례로 출시하는 등 2030년까지 △SUV 6종 △승용 3종 △소상용 1종 △기타 신규 차종 1종 등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하는 데 이어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SUV 4종 △승용 2종 등 6개 이상의 차종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기아는 2030년 전기차 12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년부터는 EV9을 비롯해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14개 차종의 EV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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