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온라인 판매가 대세"…국내 완성차는 언제쯤?

박지성 기자 2022-08-03 09:50:54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이제 자동차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판매 노조의 현장 영업점 매출 감소 우려 등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 방식은 딜러나 대리점을 거치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고객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온라인 판매 페이지 캡쳐. /사진=테슬라 온라인 판매 페이지
테슬라 온라인 판매 페이지 캡쳐. /사진=테슬라 온라인 판매 페이지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유통 체계를 통해 비용 절감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활성화된 비대면 문화가 자동차 온라인 판매 도입이 확대되는데 한몫 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계, 국내 온라인 판매 도입

지난 2017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100%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폴스타도 100% 비대면 방식으로 신차를 판매한다. 판매 사원 인건비와 매장 관리비 등 비용 절감 효과에 주안점을 두고 수익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한국지엠도 판매량이 많지 않은 일부 수입 모델의 온라인 판매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GM 브랜드 데이’에서 프리미엄 픽업·SUV 브랜드 ‘GMC’의 국내 도입을 공식 선언하고, 첫 번째 출시 모델이 될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했다. 당시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지엠 부사장은 “GMC의 첫 출시 모델인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를 100% 온라인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구매는 GM 글로벌 내에서도 최초 시도”라며 “고객 입장에서 차량을 구매하고 살 때 대리점을 방문하는 것이 물리적인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지난해 5월 ‘쉐보레 온라인숍’을 열고 쉐보레 ‘카마로SS’, ‘볼트 EUV’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한 바 있다. 신규 브랜드인 GMC까지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하며 비대면 판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는 ‘BMW 숍 온라인’을 통해 매달 온라인 한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한정 모델 M850i xDrive 쿠페 및 그란 쿠페 퍼스트 에디션, 6월엔 ‘M135i xDrive 프리즘’, 5월엔 ‘M4 컴페티션 아일 오브 맨 그린’ 등 3종, 4월엔 ‘M240i xDrive 쿠페 퍼스트 에디션’ 등 2종을 출시하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했다. 한정 모델인 만큼 구매가 불가능한 차량은 ‘재고 없음’이라는 문구가 새겨질 정도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온라인 판매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 ‘메르세데스 온라인 숍’을 오픈하며 신차와 인증 중고차 모두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출시한 ‘더 뉴 EQB 300 4매틱 AMG 라인’, ‘더 뉴 EQS 350’ 등도 모두 온라인으로 구매 할 수 있다. 벤츠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 전체 정비 예약의 80%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온라인 차량 예약 서비스'를 출시했다. 비대면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차를 예약하고 구매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볼보는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C40 리차지 런칭행사에서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볼보 C40 리차지의 국내 온라인 판매 가능성에 대해 “현재 C40 리차지는 많은 국가에서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차를 직접 경험하고 시승하고 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중요성이 크다 느껴 온라인으로는 시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판매가 ‘그림의 떡’인 현대차그룹

이와 같이 대부분의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판매를 선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노조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노사 간 단체협약에 ‘차량 판매 방식을 노조와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에 온라인 판매는 ‘그림의 떡’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경형 SUV 캐스퍼를 100%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현대차 노조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캐스퍼가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 생산하는 차량이라 노사 간 조항을 피해갈 수 있었다. 캐스퍼를 제외한 현대차 자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온라인에서 판매된 적은 없다.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현대차 노조 측은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다면 영업점 매출 감소와 직원 감축을 우려하며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캐스퍼를 제외한 다른 차종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면 노조는 고용 불안을 이유로 반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시범 서비스였던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인도 전역에 도입했다. 주문부터 상담, 결제, 배송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주변 딜러를 검색해 최저가로 차량을 구매할 수도 있다.

또 현대차는 12년 만에 재진출한 일본 시장에서 100% 온라인 판매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온라인 판매 계획이 없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온라인 판매에 대한 공식적인 계획은 없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 하기 전 직접 타보면서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 또한 “현재 쌍용차는 100% 딜러로 운영되고 있으며, 사실상 온라인으로 판매할 상황은 아니라 온라인 판매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온라인 판매 부작용은?

한편, 온라인 판매 방식이 가속화 되면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비대면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구매 계층에는 맞지 않는 판매 방식으로, 해당 연령층 고객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온오프라인 병행 판매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령에 따라 추구하는 자동차 모델이 각각 다르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는 대부분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로 온라인 판매가 완전히 자리 잡는다면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판매 방식을 소비자 대상에 따라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수입차 경우에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경우는 판매 노조 등 많은 제약이 걸려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판매는 온라인 위주로만 가는 건 옳지 않다”며 “소비자들을 위해 소비자 대상에 맞춰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시장이 병행하면서 활성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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