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새는 세교지하차도···평택도시공사 부실 감독 도마 위

공사 현장관리, 준공검사 등 부실 관리감독 비난 일어
건설전문가 “관리감독 업무···총체적 점검·개선 필요”
배민구 기자 2022-08-23 15:12:24
평택도시공사 전경.(사진=배민구 기자)
평택도시공사 전경.(사진=배민구 기자)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경기 평택시로부터 도로공사 시행을 위탁받은 평택도시공사가 관리감독 부실로 도마 위에 올랐다.

평택지제역 인근의 세교지하차도가 비만 오면 물이 새는 고질적인 누수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다.

게다가 누수부위에 대한 하자보수 공사를 한차례 완료했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터라 안전에 문제는 없는지 시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교지하차도는 평택시 도심인 세교동 K2볼링장 사거리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고덕산업단지로 직접 연결하기 위해 조성된 진입도로의 일부구간으로 평택역과 평택지제역 철도 밑을 통과하는 도로다.

평택시가 평택도시공사에 위탁해 시행하고 태평양건설이 시공한 이 도로는 지난 2020년 12월 31일 준공을 마치고 개통됐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지하차도 양방향 모두 박스구간 중 2분의 1에 해당하는 구간의 벽체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해 지난해 12월 하자보수가 실시됐다.

보수 공사는 누수부위에 약액을 주입하고 중앙벽체 하단에 유도배수를 위한 트렌치를 조성해 마무리 됐다.

하지만 한차례 보수 공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폭우 시 또다시 상당량의 빗물이 지하차도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지난해 실시한 보수 공사가 땜질식 처방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묘연한 가운데 평택도시공사는 부실시공의 요인으로 PC(Precast Concrete)공법(공장에서 미리 생산된 골조를 현장으로 운반, 조립, 접합해 구조물을 완성시키는 공법)을 들었다.

부실공사로 빗물이 새고 있는 세교지하차도.(사진=배민구 기자)
부실공사로 빗물이 새고 있는 세교지하차도.(사진=배민구 기자)
평택도시공사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구간은 현장 타설을 했던 구간이 아닌 PC공법으로 시공된 구간이다. PC공법 특성상 수직도가 7~8미터 내려가다 보면 조인트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는데 정밀시공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차 보수공사를 통해 개선은 됐으나 동절기 전인 10월말 경에 2차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다. 유도배수와 차수공법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밀시공을 해야 할 시공사에게 부실 책임을 묻기에 앞서 시공 당시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한 평택도시공사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건설업체 임원 A(67)씨는 “부실의 원인을 시공사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관리감독의 부재가 부실공사를 낳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부실공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관리와 준공검사에 대한 업무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사인 만큼 조그만 하자라도 발생해서는 안된다. 정밀시공을 담보해야 함에도 안일한 관리감독이 부실을 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택도시공사가 현장 중심의 관리감독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민과 전문가의 요구에 부응해 개선방안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취재과정에서 평택도시공사는 지난해 세교지하차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해 구조적 안정성 및 상태평가 결과, 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배민구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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