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TV' vs '트위치' 양대산맥 구도 한쪽으로 기우나?

트위치, 화질 제한으로 스트리머 대거 이탈..."서비스 제공 비용 점점 커져"
스트리머 "1080p 해상도의 게임, 720로 송출하는 것은 말도 안되"
장경태 의원 "트위치 지불료, 전세계 포함해 국내 가장 많아"
황성완 기자 2022-10-27 11:04:0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국내에서 투톱 체제로 운영되던 '아프리카 TV·트위치'의 미디어 플랫폼의 구도가 기울어질 전망이다. 트위치가 돌연 스트리머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화질을 720P로 제한한 것이 원인으로, 이에 따라 스트리머들은 대거 아프리카TV로 방송을 이적했다. 이는 트위치가 국회가 요청한 망 사용료와 관련해 반대운동의 서막을 알리는 첫 행보로 추측된다.

트위치 해상도 축소하자 스트리머 아프리카TV로 이적…아프리카TV서 부는 '버튜버' 붐

27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는 지난달 29일 공지사항을 통해 서비스 비용 증가를 이유로 한국에서 최대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하기로 했다.

트위치·아프리카TV 플랫폼 CI /사진=각사

트위치는 화질 제한 이유와 관련해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해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과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며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지에서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 비용 상승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트위치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망 사용료 문제를 놓고 트위치를 포함해 콘텐츠 사업자(CP)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내놓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더 가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2015년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트위치는 그간 국내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사)를 통해 망 사용료를 납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치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영상 제공에 P2P(사용자 간) 전송 기술 사용을 테스트하기도 했으나, 본격 도입은 검토 중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P2P 전송은 이용자가 중앙 서버에서 데이터를 직접 내려받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상의 다른 이용자들과 통신으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콘텐츠 공급자의 망 사용량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다.

트위치가 화질 제한을 강행함에 따라 스트리머들이 국내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로 넘어오는 사례가 발생했다. 트위치의 사태와 관련해 한 스트리머는 "1080p 해상도의 게임을 720로 송출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아프리카 이적을 해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 플랫폼에 신규 개설된 버츄얼 카테고리 /사진=황성완 기자

스트리머들이 대거 아프리카TV로 넘어옴에 따라 버츄얼 유튜버(버튜버)라는 붐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버튜버는 BJ들이 가상 캐릭터를 통해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행동과 몸짓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존 캠을 공개한 BJ 사이에서도 흐름을 타고 있다. 또, 닉네임을 쓰기 때문에 익명성도 보장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TV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발빠르게 버튜버 카테고리를 개설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 CP VS 국내 ISP 망 사용료 갈등 확산…국회서 '망 사용료 부과' 추진하자 반발 나서

국회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에게 국내 인터넷 사용시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자 트위치를 포함해 구글·유튜브 등의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구글은 이미 자사가 운영 중인 유튜브에서 '망 중립성 보호' 캠페인을 진행 중으로, 망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에서 활동 중인 1인 방송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이 해당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은 틱톡 등 경쟁사로 인한 수익 저하를 유튜브 프리미엄 개편을 통해 만회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4K 초고화질 서비스를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에게만 제공하고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한단계 낮은 FHD(1440p) 해상도의 영상만 제공하는 식이다.

유튜브도 화질을 제한하는 등 서비스 제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4K 영상 옵션을 테스트 중이다. 4K급 2160p 해상도를 선택하면 아래 '프리미엄' 문구가 표시되고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식이다. 이러한 방안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가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망사용료 부담을 핑계로 사용자를 앞세워 국회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유튜브는 영상 품질과 인터넷 속도, 디스플레이 환경 등 시청자 여건에 맞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사용자도 광고를 보면 2160p 이상의 해상도의 4K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월 1만4500원의 유료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에는 광고 없이 동영상 재생, 동영상 다운로드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영상 화질 옵션은 없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위치의 이같은 결정은 당연한 것?…트위치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 지불한 망 사용료 가장 많아"

최근 한국 서비스의 화질을 낮춘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지불한 망 사용료가 다른 나라들에 낸 사용료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는 주장이 국정감사(국감)에서 제기됨에 따라 새 국면을 맞았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진행한 국감에서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사장을 상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장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트위치가 우리나라 통신 3사에 북아메리카와 유럽 국가 대비 30배 이상, 아시아 국가 대비 15배 이상의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한다"며 "이 회사가 국내에 내는 망 비용이 전 세계 지급액의 절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강종렬 사장은 트위치가 자사에 내는 망 사용료에 대해 "콘텐츠 사업자(CP)와 개별 협상하는 사안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모 회사에서 주장한 내용을 우리가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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