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의 반란?…죽어가던 경차 시장 살려냈다

박지성 기자 2023-01-15 07:38:02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가 5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경차의 입지가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반짝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기아 레이와 더불어 현대자동차의 캐스퍼가 한 몫 했다. 특히 캐스퍼는 지난 2021년에 비해 판매량이 344% 증가하며 캐스퍼의 돌풍이 올해 또 다시 휘몰아칠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차의 입지가 다시금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는 13만2911대가 판매됐다. 이 중 현대차 캐스퍼는 지난해 4만8002대가 판매됐다. 캐스퍼는 전체 판매량의 36.1%를 차지하며 경차 모델 중 당당하게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캐스퍼의 점유율이 2021년 대비 344%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시장 비중은 매우 작다.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자의 특성이 큰 차를 선호하는 데다, 경차 모델 또한 한정돼 있다. 현재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모닝,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 4개 모델 뿐이며, 심지어 스파크는 최종 단종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캐스퍼가 경차의 판매량을 주도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는 국내 완성차 모델별 판매량에서도 8위를 차지하며, 단일 모델로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캐스퍼는 경형 SUV로 현대차 SUV 라인업 중 펠리세이드에 이어 2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이다.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캐스퍼의 돌풍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차 판매량은 지난 2021년(9만8743대) 대비 약 25% 증가했다.

이처럼 경차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고금리, 경기침체, 1인 가구 증가, 빠른 출고 등으로 꼽힌다. 그 가운데 캐스퍼는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경차 중에서도 SUV 모델로 이동 수단과 더불어 활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가 단종되면서 경차 고객들이 분산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산된 일부 고객들이 캐스퍼를 찾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 글로벌 모터스(GGM)는 내년부터 전기 캐스퍼를 생산 할 예정으로 캐스퍼는 더욱 기대되는 차종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경차 시장을 주도한 또 다른 주역으로는 기아 레이다. 레이는 지난해 4만4566대가 판매되며 지난 2021년 3만 5956대보다 23.9% 증가했다.

레이 또한 ‘박스’ 형태로 공간 활용도에 큰 장점이 있다. 아울러 레이 1인승 벤이 인기를 끌면서 1인 가구에 안성맞춤인 차량으로 자리잡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 모델이 많이 팔린 이유에 대해 경차는 소비자들이 주로 세컨드카로 많이들 찾는다”라며 “세컨드카는 준중형 세단에 비해 활용도 높은 경차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취득세, 유류세 환급, 보험료, 자동차세, 통행료, 주차 요금 반값 등 다양한 정부 혜택이 있는 경차를 많이 찾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경차 모델 중 하나인 기아 모닝은 지난해 2만9380대를 판매하며 전년 3만530대 대비 3.8% 감소했으며,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는 1만963대를 판매하며 39% 감소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현재 생산이 중단됐으며 남은 재고 물량까지만 판매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차 시장이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의 양강 구도로 형성돼 현대차그룹의 독점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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